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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조만간"→"중간선거 후"→"1월1일 후"…북미,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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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대통령, 아마도 1월1일 이후에 만남을 기대"

선거 앞둔 국내 정치 상황·정상회담 성과 고려한듯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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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열릴 것이란 전망이 미국 고위 관리의 입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나왔다. 지난달 초 회담 개최가 수면 위로 부상한 뒤로 개최 가능 예상 시점이 후퇴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1월 1일 이후에, 그(김정은 국무위원장)를 다시 만나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앞서 지난 12일 인터뷰에선 2차 정상회담이 “두어 달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연내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열흘 사이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 변화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10일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고 백악관 측이 밝힌 뒤로 북미회담 예상 시점은 조금씩 늦춰졌다.

볼턴 보좌관은 백악관 발표가 있던 날에 "(정상회담이) 올해 안에 열릴 것은 전적으로 가능하다"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오는 11월 중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구체적인 시점으로 지목했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뒤엔 오히려 예상 시점이 앞당겨진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북미정상회담이 "곧(quite soon) 열릴 것", 이틀 뒤엔 "(김 위원장과) 아주 가까운 미래(very near future)에 만날 것"이라고 조기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렇지만 이달 들어선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7일) 뒤인 지난 9일 "선거유세가 너무 바쁘다"며 회담은 “11월6일 중간선거 이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에도 이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11월 넷째주 미국 추수감사절과 그 뒤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일정을 고려하면 정상회담은 11월 셋째 주에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다 시점이 내년 초까지 밀리게 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시점이 계속 늦춰지는 것은 회담 성과를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데다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21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2차 회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올바른 조건을 충족하고 두 정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은 북미 간 협상이 종전선언에서 대북제재로 판이 커졌지만 미국이 국내 정치 상황 등과 맞물려 이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북한 입장에선 종전선언을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 폐기 등 협상 초반에 제시한 '선의의 조치'에 대한 등가물로 여겨왔는데 미국이 핵목록 신고를 요구하면서 교착상태가 발생했고, 이에 영변 핵시설 카드까지 던지며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영변 핵시설 폐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0%의 비핵화'에 거의 상응하는 것이다. 미국이 받아야 하지만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며 "(협상) 판이 바뀌었지만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뒤로 연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터진 악재를 극복하고, 파문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북핵 문제는 어젠다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20일 과거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하겠다고 공식 천명해 국제적으로 파문이 일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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