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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SW의눈] 최강희 감독의 사자후… 쓸쓸한 K리그에 변화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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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투자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어버린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최고의 명장’ 최강희(59) 전북 현대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중국으로 떠난다. 전북 현대는 지난 22일 “최강희 감독이 중국 톈진 취안젠의 감독 제의를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최강희 감독은 2005년 여름 전북 지휘봉을 잡아 14년 동안 6번의 K리그 우승과 2번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남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최강희 감독의 중국 진출은 뜻밖이다. 매년 시즌이 끝나는 겨울이면 중국 슈퍼리그 복수 구단에서 러브콜을 보내왔다. 그때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에 뼈를 묻겠다”고 단칼에 잘랐다. 물론 최강희 감독이 흔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전북을 14년 동안 지휘하면서 리그 우승, 아시아 정상 등 이루지 못한 성과가 없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지도자의 본능이 꿈틀거렸으나, 그때마다 자신만 바라보는 선수를 감싸며 욕망을 눌러왔다.

결과적으로 최강희 감독은 움직였다. 결정적인 이유는 한국 프로축구, 정확히 말해 구성원인 경쟁 구단들에 대한 ‘염증’이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을 맡으면서 전폭적인 투자를 지원받았다.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 최강희 감독은 시즌이 끝날 때마다 “이제 구단과 한판 붙어야지”라고 특유의 농담을 던지면서 투자를 끌어냈다. 그리고 그 성적으로 결과물을 얻어내며 투자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런데 이는 양극화 현상을 낳았다. K리그에 몸담은 대부분의 구단이 투자에 인색했고, 오히려 예산을 줄였다. 선수의 몸값은 치솟는데, 예산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스타 플레이어, 또는 검증받은 외국인 선수 영입을 하지 못했다. 특히 K리그를 선도해야 할 대기업 구단이 투자를 외면하면서 하향 평준화하는 현상을 낳았다. 전북은 치솟는데, 경쟁 구단은 오히려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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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한 수원 삼성, SK의 제주 유나이티드, 포스코의 포항 스틸러스 등 소위 말해 빅클럽으로 불리는 구단은 올 시즌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GS의 FC서울은 강등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국가대표팀과 K리그의 상관관계도 마찬가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뜨거운 봄을 맞았다. 최근 A매치 홈 4경기가 모두 매진이었다. 한국 축구 사상 처음이다. 축구에 대한 열기가 달아올랐는데, K리그는 그 불씨를 옮겨 담지 못하고 있다. K리그의 현실이다. K리그 구성원 모두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중국으로 떠나는 최강희 감독의 ‘사자후’를 새겨 담아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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