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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준PO를 지배한 넥센 안우진 "더 큰 목표 꼭 이룰 것"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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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투수 안우진이 5회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당연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넥센의 고졸 신인 투수 안우진(19)이 플레이오프(PO) 진출 그 이상에 도전하겠다는 약속을 자신의 어깨로 지켜냈다. 안우진은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한화와 준PO 4차전에 구원등판해 5.2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일 대전에서 치른 준PO 2차전에서 3.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팀의 3승 중 2승을 책임졌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무대였던 준PO 2경기에서 9이닝 무실점에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완벽한 구위를 뽐내 PO 선발 진입 가능성도 내비쳤다.

단기전을 통해 젊은 선수가 성장한다는 야구 속설을 증명했다. 스스로도 “투수 선배들에게 몸관리 요령을, 타자 선배들에게 투수 상대 요령을 배우고 있다. 투수를 상대하는 것은 타자들이기 때문에 타자 선배님들이 어떤 투수를 까다로워하는지 어떤 구종을 싫어하는지 등 조언을 구한다. 매일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데뷔 시즌 목표였는데 정규시즌 때는 실패를 통해서,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닝을 거듭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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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안우진이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준PO4차전 8회 마운드를 막아낸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고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2-1로 앞선 4회초 1사 1,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은 김회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한 점(이승호 자책점)을 내줬다. 하지만 정은원에게 시속 151㎞짜리 강속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후 강력한 포심과 141㎞까지 측정된 고속 슬라이더를 주요 레퍼토리로 삼으면서도 120㎞대 초반까지 구속을 떨어뜨린 커브를 가미해 한화 타선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투구수 60개를 넘긴 9회초 대타로 나선 선두타자 강경학에게 우월 2루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요리하며 PO 진출을 자축했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을 144㎞까지 떨어뜨리는 등 빠른 공으로도 완급조절이 가능하다는 것도 보여줬다. 김상수, 이보근 등 베테랑 불펜 투수들이 즐겨 쓰는 ‘직체’(힘을 빼고 던지는 포심으로 만드는 체인지 오브 페이스)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활용할 구종 하나를 늘렸다.

바꾼 투구폼 효과까지 톡톡히 누려 넥센의 미래를 짊어질 최고 유망주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탈바꿈했다. 안우진은 “1군에 데뷔해 공을 던지다보니 어느샌가 폼이 작아진 느낌을 받았다. 제구가 안되기 시작해 중계화면을 돌려봤더니 팔이 많이 내려가 있더라. 소극적인 투구폼도 마음에 안들어 퓨처스리그에 다시 내려갔을 때 투구폼을 조금씩 바꿨다”고 설명했다. 팔이 넘어오는 각을 높게 만들기 위해 신경을 썼고 당당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안우진은 “일부러 가슴도 더 쫙 펴고 글러브에서 손을 뺀 뒤 톱 위치까지 오는 원도 더 크고 느리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랬더니 볼끝은 물론 제구도 향상되는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의 조언도 있었겠지만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면서 자신만의 투구 메커니즘을 찾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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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안우진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5회 역투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안우진은 “가슴 속에는 항상 큰 포부를 갖고 있다. 포부에 걸맞는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라야하지 않겠는가. 우리 팀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아무도 모르지만 최대한 길게 가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 바람을 눈부신 호구로 이뤄내고 준PO 4차전 경기 MVP로 선정돼 홈 팬 앞에서 당당히 미소 지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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