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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삼성 공장 지난달 CO2사고 때 생존자를 사망자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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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심폐소생중인데 노동부에 “사망”

사망시각도 임의로 통보

‘자체소방대‘는 의료장비도 없이

사고당한 직원 이송 ‘부실 대응‘

삼성쪽 “응급상황서 실수” 해명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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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흥공장 이산화탄소 유출 사망사고’ 당시 부실한 구조로 논란이 된 삼성의 ‘자체 소방대’가 생존자를 사망자로 기록하는 등 우왕좌왕한 사실이 23일 확인됐다. 게다가 심폐소생 중이던 환자가 사망 선고를 받기도 전에 고용노동부에 ‘사망했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삼성의 자체 소방대가 사고를 당한 직원을 ‘들것’ 등 의료 장비도 없이 데리고 나간 영상이 공개된 데 이어 초기 부실 대응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삼성의 사고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도 더 커질 전망이다.

이날 <한겨레>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사고 당일 삼성 자체 소방대의 ‘출동 및 처치 기록지’(2018년 9월4일) 등을 보면 사망자와 생존자가 뒤바뀌어 있다. 기록지에는 최초 사망자가 실제 숨진 이아무개(25)씨가 아닌 현재 생존해 치료를 받는 주아무개(27)씨로 돼 있다. 해당 기록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자와 상태 등을 담당 의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응급상황에서 작성하기 때문에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김 의원은 사고 당시 부상자 등을 이송한 동탄성심병원에 확인한 결과 “(이 병원에서) 올해 중증 환자가 사망으로 잘못 표기된 경우는 553건 중 삼성 건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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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피해자 사망시각도 ‘임의’로 통보했다. 이 사고로 숨진 이씨의 ‘응급센터 진료기록’을 보면, 동탄성심병원은 “9월4일 오후 2시20분 이씨가 응급실 내원 당시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지속했고, 오후 4시5분 사망을 선언했다”고 적혀 있다. 이와 달리 삼성은 최초 사망자의 사망 시각이 오후 3시43분이며, 5분 뒤인 3시48분 용인소방서·고용부 등에 이를 통보했다고 사고 당시 밝힌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후 3시40분께 왕아무개 응급의료센터장으로부터 일종의 브리핑을 받았다.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망했다고 해서 그 얘기를 근거로 고용부 등에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병원에 확인해보니, 당시 왕 센터장은 ‘9월4일 오후 4시5분’ 사망을 선언하고, 이 사실을 응급실에 있는 삼성전자 직원에게 설명했으며, 사망 선고 이전엔 심폐소생술 중에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삼성 쪽에 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으나 그 시점엔 공식 사망 선고를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 자체 소방대의 ‘부실 대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고 당시 삼성 자체 소방대원들이 안전복이나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투입됐고, ‘들것’ 등의 의료 장비도 없이 부상자를 옮기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지난달 13일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이번 사고 관련) 삼성의 설명과 다른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조사와 개입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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