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아빠 사형시켜달라" 청와대청원 올린 딸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강서구 아파트 전처 살인사건… 딸 "아빠 절대 심신미약 아니다"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앞에서 전처(前妻) 이모(4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모(48)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숨진 어머니와 살던 딸은 청와대 게시판에 "아빠는 절대 심신 미약이 아니다. 사형을 선고받게 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씨는 22일 아침 운동을 간다고 아파트를 나선 후 오전 4시 45분 집 앞 지상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방범 카메라 영상을 확인해 같은 날 오후 9시 40분쯤 전 남편 김씨를 피의자로 체포했다. 김씨는 23일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두 사람은 4년 전 이혼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가 술에 취해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방범 카메라로 동선을 추적한 결과, 동튼 직후 영상에서 김씨가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김씨가 사건 며칠 전부터 전처를 찾는다며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녔다는 주민 증언도 있다.

김씨가 범행을 시인한 23일 오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 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어머니가 끔찍한 가정 폭력으로 (아버지와) 이혼했고, 4년여 동안 아버지의 살해 협박으로 힘들었다'며 '(엄마는) 다섯 번이나 숙소를 옮겼지만 (아버지가) 온갖 방법으로 찾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아빠를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켜달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딸들 가운데 한 사람이 쓴 글로 확인됐다"며 "(아버지가) 심신 미약을 주장하며 감형받을까 봐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선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