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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 “국감 맞게 질문하라” 야 “너무 과민하게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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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도지사·국회의원 중 국회의원 선택하고 싶다”

‘많이 여위었다’ 반응에 “도정업무가 좀 여러가지 많다”

중앙일보

23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상남도 국정감사에서 김경수 지사가 물을 마시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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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23일 경남도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는 김경수 지사의 ‘드루킹’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에 맞서 여당이 홍준표 전임 지사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충돌했다.

국회는 이날 12개 상임위원회에서 국감을 실시했는데 정치권의 이목은 3년 만에 실시된 경남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모였다. 경남도 국감은 통상적으로 격년으로 실시됐는데 지난해에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이유로 지사직을 사퇴해 국감을 받지 않았다. 이날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야당의원들은 드루킹 댓글사건과 관련한 김 지사의 개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여당 의원들은 방어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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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2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2018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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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지지세력인 ‘경인선’을 거론하며 “경인선 가자”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 수행팀장을 한 김 지사에게 “(김정숙 여사에게 경인선) 소개를 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국정감사에 맞게 질문하라”고 따졌고 야당 의원들 역시 질세라 “질의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맞섰다.

특히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감에 필요한 질문만 하라”고 제지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영상은 사전에 위원장 동의를 받아서 틀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영부인 관련 영상을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고 국정감사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이진복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당에서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한국당 의원은 “특검이 김 지사를 드루킹 공범으로 지목했다”며 공범임을 인정하는지 질의하면서 “드루킹은 국민 관심사다. 국감장에서 지사 입장을 물어보는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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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3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목을 가다듬고 있다. 이날 3년 만에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남도 국감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지사를 향한 야당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예상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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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지사는 “특검 조사 때 충분히 해명했는데 조 의원이 언론에 일방적으로 보도된 내용을 반복해서 말한다. 경남도민을 대표하는 지사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오늘은 경남도정을 감사하는 날이지 개인 김경수에 대한 국감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이 문제를 계속 질의하는 것은 경남도정을 감사할만한 내용이 없을 정도로 도정을 잘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드루킹 사건과 관련한 답변을 거부했다.

야당 의원들이 잇단 드루킹 공세에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자, 여당 의원들은 홍 전 지사가 자신의 최고 치적으로 내세웠던 ‘채무제로’ 정책을 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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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2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2018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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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채무제로 정책으로 각종 기금이 유탄을 맞았다”며 “12개 기금을 폐지해 1377억원을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는 바람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학기금, 자활기금, 노인복지기금, 출산아동양육기금, 환경보전기금 등 굉장히 중요한 기금이 없어져 예산투입을 못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채무제로 정책은 허울만 좋았다”며 “단기간에 채무를 갚느라 재정이 휘청거리고 재정 운용 활력이 떨어지며 필요한 곳에 예산이 집행되지 않아 도민 삶이 팍팍해졌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반응에 김경수 지사는 “채무제로 선언은 당시 도정을 책임졌던 도지사의 정무적·정치적인 의지가 강했던 정책이라 생각한다”며 “인수위 과정에서 보니 경남의 부채를 2017년까지 50% 감축하겠다고 해놓고 갑자기 채무제로를 선언, 무리하게 채무를 감축해 나가면서 경남 재정을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무 상환에 활용하느라 폐지한 기금을 도의회와 협의해 복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는 “김 지사의 얼굴이 야위어 보인다”며 “국회의원 시절과 도지사 할 때 어떻게 다르냐”며 취임 4개월의 소회를 묻는 김영호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둘 중에 선택하라면 국회의원을 선택하겠다”며 “지금은 도정을 책임 맡고 있기 때문에 경남도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정업무가 좀 여러 가지로 많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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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23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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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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