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한사랑 대리 수상’ 대종상 황당 해명…“제작사와 연락 안 닿아서”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음악상·조명상 받은 ‘남한산성’

영화와 관련없는 인물이 대리수상

제작사 대표 “상관없는 사람이 받아 가”

영화제조직위 “제작사 연락 안돼 협회 추천”

제작사 “조직위가 참석 요청해 수상자 대표로 간 것”



한겨레

엉뚱한 대리 수상자 논란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가 23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수상자들이 모두 해외에 있고 제작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관련 협회 쪽으로부터 대리 수상자 추천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제작사 쪽의 말과 달라 더욱 의문을 키우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 22일 열린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의 영화 ‘남한산성’ 음악상의 한사랑, 촬영상의 대리수상은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한 것”이라며 “음악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은 미국에서 스케줄이 있고 촬영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김지용 감독은 프랑스에서 스케줄이 있어,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제작사에 연락을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한산성>과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 트로피를 받은 데 대해 항의한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를 향해선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선 유감을 표한다”고까지 했다. 조직위는 이날 오후 다시 한번 입장문을 내 “조명상 대리수상은 한국영화조명감독협회의 정성면 부이사장 겸 이사가 수상했다”며 “트로피는 현재 조명협회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수상자인 ‘남한산성’의 조규영 감독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화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영화 <남한산성>은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음악상(사카모토 류이치), 촬영상(김지용), 조명상(조규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그런데 일정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카모토 류이치를 대신해 대리 수상자로 무대 위에 올라온 사람은 영화 제작사조차 모르는 엉뚱한 사람이었다. 자신을 “가수 겸 배우 한사랑”이라고 밝힌 이 대리 수상자는 “축하드립니다. 너무 바쁘셔서 못 오셔서 제가 대신 나왔다”고 인사를 하고 트로피를 받아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명상 시상식에서도 한 낯선 남성이 올라와 “조규영 감독이 촬영 중인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다. 잘 전해드리겠다”고 말하며 트로피를 받아갔다. 급기야 촬영상 시상을 할 때 무대에 오른 싸이런픽쳐스의 김 대표는 “시상식 진행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제가 대리수상을 위해 참석했는데, 상관없는 분들이 수상했다. 매끄럽지 못한 진행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런 미숙한 진행은 고스란히 방송을 탔다. 제작사는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돌아갈 트로피는 대리 수상자로부터 회수했지만 조명상 트로피는 현장에서 돌려받지 못했다.

한겨레

그러나 김지연 대표는 2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조직위원회에서 시상식 참석을 요청했고 지정석도 배정받았다고 말해, 제작사와 연락이 안됐다는 조직위와는 전혀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그는 “<남한산성>이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는데, 작품상 후보에도 올라 참석하지 못하는 수상자를 대신해 제가 대표로 참석해 대리수상을 할 예정이었다”며 “음악상·조명상을 대리 수상해 간 분들은 전혀 모르는 분들이고, 대종상 관계자들로부터도 사전에 어떠한 설명이나 공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김 대표는 촬영상을 대리 수상하러 올라가는 길에도 낯선 대리 수상자와 마주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촬영상을 대리수상 하러 무대로 갔지만, 낯선 사람이 올라가 있더라. 제가 ‘내가 제작사 대표다’라고 하니 그분이 트로피를 저한테 넘기고 황망하게 내려가더라. 그제야 제가 마이크에 대고 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설명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대종상 쪽에서 대리 수상자를 지명해 섭외할 거였으면, 제작사 쪽에 미리 언질이라도 줬어야 한다. 상식적으로 어떤 영화제든 당사자가 참석을 못 하면 영화 관련자들이 대신 받지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을 섭외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 [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