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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김포 맘 카페’ 경찰 수사 속도… 포털사이트 압수수색 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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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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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리고 인터넷 맘 카페에 신상정보가 유포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맘 카페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최근 사망한 김포시 A어린이집 보육교사 B(37)씨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유포하고 악성 댓글을 단 맘 카페 회원들을 특정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22일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B씨 유족 측은 앞서 인터넷에 B씨 신상을 유포한 맘 카페 회원과 지난 12일 A어린이집에서 B씨에게 물을 뿌린 원생 C군의 이모(47)를 각각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상 명예훼손과 폭행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유족 측은 신상정보 유출과 관련한 자료도 경찰에 제출했다.

B씨 어머니는 지난 19일 경찰에 출석해 “딸이 심리적 압박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맘 카페와 포털사이트 쪽지를 통해 B씨 신상정보를 유포하고 악성 댓글을 단 맘 카페 회원들이 특정되면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또 C군의 이모도 조만간 불러 폭행 혐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C군의 이모를 22일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 문제를 호소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 11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에서 넘어진 C군을 일으켜주지 않는 등 학대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됐다.

C군 이모는 이날 오후 10시 55분 맘 카페에 ‘국화축제를 보러 간 4살 조카가 교사에게 안기려다 밀침을 당해 나뒹굴었으나 교사는 돗자리 털기에만 바빴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12일 어린이집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하고 B씨에게 물도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맘 카페에는 B씨는 비난하는 글과 악성 댓글이 올라왔고 실명과 사진 등 신상정보도 유포됐다.

B씨는 경찰이 아동학대와 관련한 기초조사를 시작하기 전인 13일 오전 2시 50분쯤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B씨가 숨진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맘 카페 폐쇄와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 글로 도배되기도 했다. ‘신상털기와 악성 댓글로 교사가 목숨을 버렸으니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 글은 23일 오전 현재 13만4,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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