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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초점] 경북지역서 올해 4차례 은행강도 발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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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경찰 상주 실질적 인력 보안대책 마련 필요

금융전문가 등 "보안강화 없으면 강도 계속해 발생할 것"

뉴시스

【경주=뉴시스】박준 기자 = 22일 오전 9시25분께 경북 경주시 안강새마을금고 산대점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흉기를 든 강도가 침입해 직원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힌 뒤 2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사진은 흉기강도 사건이 발생한 새마을금고 모습. 2018.10.22ju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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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박준 기자 = 올해들어 경북지역의 소규모 금융점포들이 강도들의 잇단 표적이 되고 있어 비상이다.

영주시를 비롯한 영천시, 포항시, 경주시 등 경북도내 4곳에서 올해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총 4건의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금융전문가들과 은행 이용고객들은 한결같이 은행내 경비인력과 CCTV 등 방범시스템을 보완해 사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강도들의 범행 표적이 된 새마을금고 4곳은 보안을 책임질 '청원경찰이 근무하고 있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점포 자산, 당기순이익 등으로 청원경찰 배치 기준을 정해 각 점포에 권고하고 있으나 강제규정은 아니다.

경북에는 새마을금고가 122곳이 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중앙회 경북지역본부 측은 청원경찰 등 보안인력을 배치한 현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은행 이용객 등 지역주민들은 새마을금고 등 소규모 금융사들이 청원경찰을 배치하는 등 보안을 철저히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경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9시25분께 안강읍 안강새마을금고 산대점에 모자와 마스트로 얼굴을 가린 채 흉기를 든 김모(47)씨가 침입, 직원 2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2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김씨는 사건 발생 3시간30분만인 지난 22일 오후 1시께 자신의 집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에 검거될 당시 수면제를 복용해 기면상태로 붙잡혀 경주동국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돼 위세척 등의 치료를 받았다. 김씨의 집에서는 돈가방이 발견됐다.

이에 앞서 지난 8월7일 오전 11시48분께 포항시 북구 용흥동의 새마을금고 용흥지점에 복면을 쓰고 흉기를 든 A(37)씨가 침입해 현금 6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구속됐다.

영주와 영천에서는 지난 6월과 7월 흉기강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주경찰서는 지난 7월21일 새마을금고에 들어가 현금 438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B(36)씨를 구속했다.

지난 6월5일 오후 1시35분께 영천시 작산동 영천새마을금고에는 C(37)씨가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흉기를 들고 침입해 남녀직원 2명을 위협한 후 2000만원을 빼앗아 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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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새마을금고 흉기강도 CCTV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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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도사건이 발생한 새마을금고 4곳은 청원경찰이 근무하고 있지 않은 곳이다.

이 같이 경북에서 새마을금고를 타깃으로 한 강도사건이 빈번히 발생하자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역 금융권의 보안시스템이 부실하다고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1개의 금고가 주택가와 골목에 여러 지점을 두고 영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강도 등 강력 범죄에 더욱 취약하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계명대학교 윤우석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은행 강도들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골목 등 후미진 곳에 영업점을 둔 새마을금고의 경우 청원경찰은 필수적이다"며 "청원경찰의 유무가 범죄 확률을 낮추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달 16일 새마을금고 보안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역점 추진한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 안전관리시설물 전수 점검은 이달까지 실시되며 보안장비(CCTV, 비상벨 등) 운영 기준이 강화된다.

영업장 내부뿐만 아니라 진입로 방향, 주차장 등 인근에 폐쇄회로텔레비전이 추가 설치되고 고해상도 장비로 전환된다.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휴대용 비상벨이 보급된다.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경비인력 확충 방안도 마련 중이다. 새마을금고 등은 내년부터 전 새마을금고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경비 인력 배치 기준을 개선하고 청원경찰을 추가로 채용할 방침이다.

즉시 인력 확충이 어려운 새마을금고에는 지역공동체를 활용한 자율방범 조직이 구축된다.

취약시간대에는 임원·대의원 중심 자율방범대가 구성된다. 관할 경찰서 순찰지원 강화와 해병전우회 지역공동체 치안활동이 함께 추진된다.

행정안전부 최병관 지역경제지원관은 "그동안 새마을금고 강도사건 검거율이 100%이긴 하지만 이번 대책은 사전 예방에 더욱 중점을 둔 것"이라며 "앞으로도 새마을금고가 안전한 금융기관으로서 지역 서민들이 걱정 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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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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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이 같은 대책 발표에도 불구, 지역민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다.

보안장치 등 확대보다는 청원경찰 등 강도 등으로부터 은행을 원천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주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38)씨는 "올해 경북에서만 4번째 흉기강도가 발생했다"며 "강도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도심을 벗어난 지역의 은행에는 청원경찰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을 상대로 한 흉기 강도가 여전히 발생해도 은행들의 보안을 위한 자세는 여전히 똑같다"고 토로했다.

영천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박모(41)씨는 "지금까지 은행 강도 사건은 모두 청원경찰 등이 없는 보안이 허술한 곳에서 발생했다"며 "강도사건이 발생한 은행에는 여전히 청원경찰 등 보안을 강화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은행이 스스로 나서 보안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사고는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행이 고객이나 고객 돈을 보호하지 않는 이러한 처세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ju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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