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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준PO] 11년 전처럼, 누가 김태균을 한 물 갔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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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고척, 이상학 기자] 11년 전이나 올해나 한화의 가을야구 결승타는 김태균(36)의 몫이었다. 누가 뭐래도 아직 한화에는 김태균만한 결정적인 타자가 없다.

김태균은 22일 고척돔에서 벌어진 2018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올랐다. 앞선 1~2차전은 선발에서 제외되며 대타로 대기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1차전 5회 2사 만루에서 헛스윙 3구 삼진을 당했고, 2차전에는 아예 대타로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한화 타선도 1차전 2득점, 2차전 5득점에 그쳤다. 잔루 23개로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다. 김태균을 왜 선발로 쓰지 않았는지 의문의 시선이 컸다. 타자 출신 야구인은 "김태균처럼 평생을 주전으로 뛴 선수가 대타로 타격감을 잡기란 쉽지 않다"며 선발출장만이 팀도 김태균도 살 길이라고 봤다.

3차전에서 김태균은 11년만의 가을야구에서 첫 선발출장 기회를 잡아 보란 듯 자존심을 살렸다. 2회 무사 1루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를 치며 선취점 발판을 마련했다. 3-3 동점으로 맞선 9회 1사 1루에선 바뀐 투수 이보근의 초구 직구를 밀어 쳐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터뜨렸다.

김태균의 결승타에 힘입어 한화는 4-3으로 승리, 2연패 이후 첫 승으로 기사회생했다. 지난 2007년 10월12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 5-3 승리 이후 4028일만의 감격적인 가을야구 승리였다. 11년 전 한화의 가을야구 승리 결승타도 김태균. 당시 1회 희생플라이로 결승타를 쳤다.

2007년 당시 만 25세 젊은 나이에 4번타자 중책을 맡았던 김태균은 어느덧 36세 베테랑이 됐다. 스스로도 11년 전 결승타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일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김태균의 그래프도 꺾일 시기가 됐다. 올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데뷔 후 가장 적은 73경기 출장에 그치면서 고생했다.

구단 안팎에서 "김태균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붙박이 4번 타순도 내놓고 5번과 6번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순간 한화에는 김태균이 필요하다. 3차전 9회 결승 2루타는 김태균의 존재 이유다. 그의 선발 라인업 존재 유무에 따라 상대팀이 느끼는 부담감도 천지차이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김태균이 결정적일 때 해줬다"고 칭찬했다. 김태균은 "우리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팀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후배들 덕분에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올 수 있었다. 기다려주신 팬들께도 죄송했다. 2연패 후에도 격려해주신 팬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아직 한화의 가을야구는 끝나지 않았고, 김태균도 여전히 건재한 중심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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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척=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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