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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GM 청문회된 국감'..산은vsGM 공방의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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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이건희 기자] [이동걸 회장 "GM, 법인분할계획 인지"..분할 자체가 아니라 비협조가 문제, 소송으로 압박]

머니투데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중소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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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연구개발) 법인 분할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한국GM과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산은)의 공방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계속됐다.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은,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는 '한국GM 청문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GM'이 모든 이슈를 압도했다.

쟁점은 산은과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GM이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R&D 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킨 문제였다. 노조는 R&D 법인 분리가 철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경쟁력 있는 R&D 법인만 남기고 경쟁력 없는 생산법인은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다.

◇산은 "R&D 분리 계획 알았다"..그런데 왜 지원했나= 이날 국감에선 산은이 GM 본사측과 한국GM 정상화 협상을 벌이던 지난 4월 R&D 법인 분리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4월말 마지막 협상에서 GM이 계약서에 포함하기를 원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산은이 이미 법인 분할 계획을 알았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사전에 미리 차단하지 못한데 대한 지적이 일었다. 알고도 8400억원 지원을 결정했고 이미 4000억원을 한국GM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특히 "국가적으로 반대하면 (나머지 자금의 집행을) 안할 수도 있다"면서도 "2차 집행을 거부하면 (GM과 맺은) 기본계약서 자체가 파기되고 그 이후 GM은 언제라도 철수할 수 있어 (2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영정상화 협상의 주안점은 향후 10년간 한국에서 영업을 지속하는 것에 맞췄다"며 "(법인분할은) 최초 제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포함된 것이 아니었고 경영판단에 해당할 수 있는 잠재적 사항을 모두 계약에 포함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지난 6월 GM측과 10년간 지분이나 자산 매각에 대한 견제장치를 마련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비토권 때문에 산은이 동의하지 않으면 한국GM은 10년간 철수를 못한다"며 "현재로서는 10년 뒤 먹튀 걱정이 아니라 (산은과 GM이) 협조해서 한국GM을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은 "분할이 꼭 나쁜건 아니다"..그런데 왜 법적 조치하나= 이 회장은 한국GM의 R&D 법인 분리가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사실상 한국GM측의 입장과 같다. 최종 한국GM 부사장은 이날 국감장에 나와 "법인분리가 한국시장 철수와 아무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분할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법인분할이 회사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인 분할이 철수 의도라고 보는건 동의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의원들로부터 "한국GM 사장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 정서와 괴리된 답변을 하고 있다"는 등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분할 절대 불가' 입장이 아님에도 산은은 한국GM의 법인 분할 주총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그동안 수차례 R&D 법인 분할의 목적과 향후 사업계획 등의 제출을 요구했지만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절차적 이유와 일방적 진행을 중지하라는 이유에서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GM의 협조를 확실히 끌어내기 위해선 소송뿐에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산은이 요구하는 GM의 향후 계획 등을 듣기 위해서라도 법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또 "산은은 아직도 법인분리에 대한 비토권 여부는 다툼 여지가 있다고 보고, 권한소송에서 다뤄보려고 한다"며 "법인분리가 강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법인분리 자체에 대한 (금지)가처분 신청 내는 것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GM "산은에 협조했다"..산은 "받은게 없다"= 이번 국감을 통해 GM과 산은과의 관계가 여전히 비협조적이란 사실은 다시 확인됐다.

산은은 한국GM으로부터 법인 분할의 목적, 향후 경영계획 등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최종 부사장은 "4번의 걸친 (산은측 사외이사가 참석한) 이사회를 통해 산은에 관련 정보를 모두 공유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우리가 요구한 것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라며 "이사회 내부에서도 구체적 내용 제시 후 이사회를 진행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이사회를 강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주총장소 변경 관련)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으로부터 주총 시간을 알려주겠다는 메일이 온 이후 추가적인 접촉 없이 일방적으로 주총을 강행했다"며 "구체적인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이건희 기자 kunhe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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