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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에르도안 “카슈끄지 피살, 적나라한 진실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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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현지선 카슈끄지 토막 살해 뒤 본국 송환설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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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행사에서 카슈끄지 관련 발언을 하고 있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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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4)이 자국에서 벌어진 ‘카슈끄지 피살 의혹’과 관련해 “적나라한 의혹이 곧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실종됐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피살됐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여기서 정의를 찾고있다. 일반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을 것이며, 적나라한 진실이 낱낱이 공개될 것”이라며 실체 규명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오는 23일 자신의 소속 정당인 정의개발당(AKP) 의원총회에서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당국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카슈끄지가 우발적으로 숨졌다”는 사우디 정부 발표 이후 첫 공식 반응이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의 발표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왜 15명이 터키로 왔나? 왜 18명이 체포됐나? 모든 세부 사항에 설명이 필요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사우디 국왕이나 왕세자를 겨냥한 발언은 삼갔다고 FT는 전했다.

한 터키 관료는 “터키가 사우디를 유죄를 인정하게끔 ‘부끄럽게’ 만드는데 성공했다”며 “(우리는) 이제 모든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카슈끄지가 몸싸움 때문에 죽었다는 주장을 배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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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실종된 뒤 살해 의혹이 제기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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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당국은 미국 매체와 자국 친정부 언론을 통해 카슈끄지의 피살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우디 당국을 압박했지만, 사우디 왕실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현재 터키 경찰은 사우디 총영사관·영사관저부터 이스탄불 북부 녹지와 마르마라해 건너 얄로바시(市) 외곽에 이르기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터키 이스탄불 주지사는 카슈끄지의 터키인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를 ‘24시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고 터키 밀리예트 등은 전했다. 젠기즈는 카슈끄지의 사망 당일(2일) 총영사관 밖에서 그를 기다렸다. 카슈끄지의 휴대전화를 대신 보관했던 젠기즈는 그가 돌아오지 않자 에르도안 대통령 측근에게 상황을 알렸다고 한다.

‘피살 증거’ 카슈끄지 시신은 어디에


앞서 “카슈끄지가 멀쩡히 총영사관을 떠났다”며 암살 의혹을 부인했던 사우디 당국은 “그가 몸싸움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숨졌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그의 시신과 요원 파견 이유는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카슈끄지의 시신이 발견된다면 미궁에 빠진 그의 사망 경위가 풀릴 수 있는데 말이다.

터키 현지에선 카슈끄지의 시신을 사우디 암살팀이 여러 조각으로 토막내, 외교 행낭에 담아 본국에 비밀리에 옮겼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른바 ‘토막 살해설’이다.

또 앞서 지난 20일 미국 CNN·뉴욕타임스(NYT) 등은 “살해 용의자들이 카슈끄지의 시신을 총영사관 밖으로 빼냈다. 그런 뒤 터키 현지의 ‘조력자’에게 넘겨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 사우디 왕실 소식통의 전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 역시 사우디 소식통을 인용해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서 예기치 않게 사망하자, (요원들이) 카펫으로 시신을 둘둘 말아 현지 조력자에게 넘겼다”고 언급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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