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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과학을읽다]②바퀴벌레 로봇 전성시대 - 구조는 나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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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와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크램'과 바퀴벌레의 모습. [사진=UC버클리대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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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바퀴벌레 로봇은 인간이 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입니다. 바퀴벌레가 움직이는 원리를 활용한 로봇 개발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

'①바퀴벌레 로봇 전성시대 - 어디서든 생존!' 편에서 소개한 미국 코네티컷대 압히섹 두타 교수팀과 존스홉킨스대 첸 리 박사 연구팀 외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바퀴벌레 로봇을 개발 중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공학 및 응용과학부(SEAS) 연구팀은 소금쟁이처럼 물 위를 걷거나 장시간 수중탐사가 가능한 바퀴벌레 모양의 초소형 수륙양생로봇 'HAMR(the Harvard Ambulatory Microbot)'을 지난 2월 개발했습니다. 이 로봇은 수중 환경을 탐험할 목적으로 제작된 이 로봇은 물에 떠있을 때는 표면장력을 이용한 다기능 발판을 사용하고, 물속에서 활동할 때는 전기장이 가해지면 액체방울 모양이나 접촉각이 바뀌는 현상인 전기습윤에 기반한 액체거동기술을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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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바퀴벌레를 본뜬 초소형 수륙양생로봇. [사진=하버드대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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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로봇의 무게는 물 위에서의 이동을 고려해 1.65g에 맞춰 만들어졌고, 탑재할 수 있는 하중은 1.44g 정도입니다. 물속에서 오래 견딜 수 있도록 파릴렌으로 코팅해 내구성을 높였고, 최대 10㎐의 주파수로 다리를 저을 수 있습니다.

이 연구팀은 그로부터 5개월 뒤 지상에서도 보행이 가능하고, 물 위를 헤엄치며, 표면 장력을 활용해 잠수까지 할 수 있는 로봇 바퀴벌레 발명에도 성공합니다. 이 로봇 바퀴벌레는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를 포획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운동을 보이는 몇 종의 거미류와 곤충에서 착안해 개발됐습니다.

연구팀의 수석 연구원인 케빈 첸은 "이 로봇의 제작으로 마이크로로봇이 소규모 물리학 원리를 활용해 대형 로봇에게는 불가능한 기능과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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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에서 개발한 바퀴벌레 모양의 로봇이 항공기 엔진 내부를 점검하는 모습의 상상도. [사진=롤스로이스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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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엔진의 유지 보수와 정비를 위해 개발된 바퀴벌레 로봇도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인 롤스로이스는 지난 7월 초소형 바퀴벌레 로봇을 공개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의 유지 보수 및 정비를 하버드대학과 노팅엄대학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개발했는데 바퀴벌레 로봇의 종류가 4가지나 됩니다.

지름 10㎜ 정도의 바퀴벌레처럼 작은 'SWARM 로봇'과 엔진에 영구적으로 내장되는 잠망경 형태의 'INSECT 로봇', 수술용 로봇인 'BoreBlending 로봇', 내시경처럼 기다란 관으로 된 'FLARE 로봇' 등입니다. FLARE 로봇은 다른 로봇들 처럼 끝부분에 카메라를 부착해 엔진 내부 곳곳을 검사하고, SWARM 로봇을 더 깊숙한 곳으로 보내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롤스로이스의 현재 이 로봇들은 실험 중인데 몇 년 안에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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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점프하는 바퀴벌레'가 점프 후 선반에 넘어져 있는 모습. 그러다 날개를 펴고 곧바로 일어나 다시 움직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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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바이오로봇공학연구소 연구팀도 2016년 6월 바퀴벌레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점프하는 바퀴벌레(Jump roach)'라 명명된 이 로봇은 몸체가 뒤집혀도 바퀴벌레처럼 날개를 펼쳐서 몸을 바로 세울 수 있고, 책상 위로 점프해서 스스로 충전도 합니다. 무게 60g에 150㎝를 점프할 수 있습니다.

UC버클리대와 하버드대가 공동 연구팀이 지난해 2월 개발한 바퀴벌레 로봇 '크램(CRAM)'은 충격에 굉장히 강합니다. 여러 개의 판을 겹쳐 외피를 만들고 구부렸다 펼 수 있으며, 좁은 공간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다리는 180도로 벌어집니다. 크램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구조현장에서 적극 활용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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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를 절반으로 줄여 좁은 통로를 통과하는 '크램'. [사진=UC버클리대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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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크기로 다리가 6개인 이 로봇은 배터리, 전자 칩과 전선, 판지, 폴리에스테르 판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75달러가 들었다고 합니다. 똑바로 섰을 땐 다리로 움직이고, 키가 약 7.5㎝인데 좁은 곳을 통과할 땐 그 절반으로 줄일 수 있으며, 키를 줄였을 때는 다리가 몸에 붙어 바퀴벌레처럼 측면을 이용해 이동합니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로버트 풀 교수는 "토네이도, 지진, 폭발사고 후 이런 로봇을 대량으로 사용해 수색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면서 "현재 재난현장에서 활용되는 로봇은 폭탄 처리용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비쌀 뿐 아니라 잔해의 틈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반면 바퀴벌레를 모방한 로봇은 몸을 변형시킬 수 있으면서도 단단해 수색과 구조 활동에 이상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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