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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관행 깨고 변해야 산다…‘오거돈 부산시’에 혁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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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3년 만에 지방정권 교체 성공한 오거돈 민주당 시장

활짝 웃는 직원 얼굴에 깜찍 발랄한 구호 넣은 안내판 등장

젊은 실무자들 자유로운 토론 통해 혁신 아이디어 생산

딱딱한 직원조례 사라지고 문화공연하는 간담회 형식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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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지방정권이 교체된 부산시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직원 조례에서부터 업무 안내판, 시청 광장 등 크고 작은 공간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취임 이후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오 시장이 취임하고 100여일을 맞은 부산시는 사무실 직원과 업무를 안내하는 안내판부터 바꿨다. 최근 8층 혁신평가담당관실 출입문에 걸린 안내판은 무표정하거나 옅은 미소를 짓는 직원들 사진을 활짝 웃는 모습으로 전부 교체했다. 직원들 사진 옆에는 이름과 연락처, 담당 업무만 기재해 놓던 것을 각자의 좌우명도 함께 적게 했다. ‘카르페 디엠’(오늘을 즐겨라), ‘너에게 새바람을 불어줄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내가 되자’ 등이다. 김유진 혁신평가담당관(과장)은 “민원인에게 친근한 사무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작은 실천”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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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엔 젊은 실무자들로 구성된 청년 중역회의가 출범했다.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생산하려는 시정혁신 주니어보드다. 지난달 6~14일 공개 모집했는데 팀장(계장) 1명과 6급 이하 12명 등 모두 13명이 지원했다.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학습과 토론을 하며 조직의 발전 방안 등을 생산한다.

딱딱한 월례회도 사라졌다. 그동안 두 달마다 열리는 부산시 정례조례는 시청 1층 대강당에서 700여명의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공무원 헌장낭독, 시상, 시장 훈시말씀, 문화공연, 부산찬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으나 지난달부터 가벼운 문화공연을 곁들인 시장과 직원 대표들의 간담회 형식으로 바뀌었다. 시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서 내빈 소개를 없앤 것도 큰 변화다. 시 산하 위원회의 위원장직도 민간이 넘겼다. 시청 앞 광장도 새롭게 단장했다. 지난 2012년 대규모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할 의도로 화단을 조성했던 것을 전면 철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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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당선된 직후 시민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온라인 정책건의 창구인 ‘오케이(OK) 1번가’ 만들어 8월29일까지 운영했다. 오 시장은 부산 동구 범일동 자성고가다리를 철거해 달라는 건의에 화답해 내년까지 철거를 지시했다.

부산시의 이런 변화는 오 시장의 지방선거 공약이자 오 시장의 강한 소신 때문이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주간업무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등 세계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데 우리는 과거의 낡은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 이제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직은 변화를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리더십이 변화를 강조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시민들이 실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995년 민선자치 시행 이래 부산에서는 그동안 자유한국당 계열의 보수 정당 후보가 내리 당선됐으나,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오거돈 후보가 당선됐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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