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러시아 "美 INF 파기 언급, 협박으로 양보 유도하는 시도"(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 언급에 강하게 반발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21일 "매우 위험한 조치"라며 "국제 안보와 핵무기 안보 같은 중요한 분야에서 협박을 통해 양보를 끌어내려는 지속적인 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INF를 위반하지 않았고 엄격히 지켰다"며 "미국이 오랫동안 노골적으로 INF를 위반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그것을 참았다"고 주장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네바다 주 엘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스크바(러시아 정부)가 합의를 위반했다.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의 군사적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의견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완전한 지배를 추구하는 데 INF가 걸림돌이 되는 게 분명하다"면서 "건전한 토대 위에서 우리와 협상할 능력이 안 되고, 할 의사도 없기에 미국 정부 내 어떤 세력들이 국가 수뇌부가 INF 탈퇴 결정을 하게끔 밀어붙인 게 분명하다"고 추측했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의 의도를 분명히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랴브코프 차관은 "내일과 모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이 어떤 조처를 하려는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내용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러시아의 콘스탄틴 코사체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INF 파기는 2021년 만기되는 뉴스타트 연장의 모든 측면을 망가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할 수 있는 핵탄두의 수에 상한을 두는 조약이다. 2021년 만료를 앞두고 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사체프 위원장은 "(미국의 INF 파기 언급은) 핵무기 비확산에 관한 협정 체계를 거의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인류는 핵무기 영역의 혼란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