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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트럼프, 중거리 핵전력 조약 폐기 공식화…신냉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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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미현 기자

노컷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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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의 파기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네바다 주 엘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NF와 관련, "우리는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여러해 동안 조약을 위반해왔다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핵 합의를 위반하고 우리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무기를 만들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의 구체적인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다음주 초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INF 파기 계획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INF는 지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 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약은 냉전 시대 군비 경쟁을 종식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미,소 양국은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 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했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 양국은 상대방이 서로 INF를 위반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SSC-8 순항미사일 실전 배치가 INF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을 통해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 회원국들에 대해 예고 없이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INF 탈퇴를 결심한 배경에는 러시아 외에 중국도 있다. 중국은 INF 조인국이 아니어서 제약 없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먼저 협정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의 핵 개발 경쟁이 가속하면서 신냉전이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강한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의 관리는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INF 탈퇴의) 주된 이유는 단극 체제(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이 되겠다는 구상)에 대한 꿈"이라면서 "그것이 실현될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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