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한국GM 법인분리 파장…인천시 “주행시험장 돌려달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인천시, 2004년 청라동에 41만㎡ ‘최대 50년 무상임대’

박남춘 시장 “시민사회 동의 없으면 부지 회수 추진”

한국지엠 연구개발 법인분리…노조 “파업불사” 철회요구



한겨레

인천시가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 계획에 반발해 청라 시험주행장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지엠이 인천시로부터 각종 편의와 인센티브를 제공받으면서 그에 걸맞는 기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지엠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R&D) 신설법인인 ‘지엠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가칭) 설립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천시는 애초에 지엠코리아가 인천의 자동차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으나 현재 법인분리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며 “한국지엠 쪽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등을 법률 검토하도록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회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한국지엠 주행시험장은 인천시가 2004년 지엠대우에 빌려준 땅으로 인천시 서구 청라동에 41만㎡ 규모로 조성돼있다. 30년 무상임대에 20년을 추가로 더 사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특혜 논란이 일었지만, 인천시는 지엠 주행시험장이 청라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에 마중물 구실을 할 수 있다며 지엠 쪽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법인분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19일 연구개발 신설법인 설립안건을 의결하면서, 미국 지엠 본사의 글로벌 제품개발 업무를 확대하고 한국지엠의 지위 격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법인의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동조합과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법인분리에 강하게 반발하며 파업도 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인분리가 지엠의 한국시장 철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수 있고, 법인을 분리할 경우 생산기능이 축소돼 추가 인력 구조조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내어 “카허 카젬 사장은 어디에서 주총이 열렸는지 밝히지도 않고 모처에서 법인분리가 의결됐다고 발표했다. 법인분리는 군산공장 폐쇄 이후 진행 중인 한국지엠 조각내기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최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투표 참여 조합원 78.2%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도 쟁의조정신청을 했다. 산업은행도 “주주총회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인천시는 한국지엠의 국내 최대 공장이자 본사인 부평공장이 인천 부평구에 있는 점을 고려해 주행시험장 장기 임대 말고도 자동차 구매 캠페인 등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인천시청에서 박남춘 시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상생 협력 협약식을 맺고 쉐보레 판매증대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 [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