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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1년 기다린 한화, 4일 천하 위기…2008년 롯데 오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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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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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한화는 비밀번호 같은 ‘5886899678’(2008년 이후 순위) 사슬을 깨고 이번 시즌 3위로 가을 야구에 진출했다, 11년 만이다. 72경기에서 73만4110명 관중이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들어섰다.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이다. 시즌 홈경기 매진은 20차례였고 평균 관중은 1만196명에 달했다. 한용덕 한화 신임 감독을 비롯해 성과를 이룬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가 영웅 대접을 받았다. 나아가 새 야구장 건립까지 추진된다.

가을 야구가 시작되자 인기가 절정이다. 1차전과 2차전이 열린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엔 티켓 대란이 벌어졌다. 1차전과 2차전 표가 10분 만에 매진됐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선 암표상들이 활개를 쳤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너무 오랫동안 가을 야구를 못 갔다. 한화 팬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11년 만에 축제가 일찍 끝날 분위기다. 19일 1차전에서 한화는 2-3, 1점 차로 졌다. 2차전에선 5-7로 졌다. 끝없는 위를 바라보다가 이틀 만에 탈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오랜만에 가을 냄새를 맡아서일까. 들뜬 한화 선수단은 스스로 무너졌다. 1차전에서 네 차례나 주루사를 당했다. 1차전 잔루가 무려 13개. 한용덕 한화 감독은 “선수들이 의욕이 넘쳤다. 이젠 차분하게 풀어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도 한화는 잔루 10개를 쌓았다. 3, 4, 5번이 기회에서 번번이 삼진 또는 범타로 물러났다. 수비 실책은 선발투수 키버스 샘슨을 흔들었다. 장점인 불펜마저 무너졌다.

2008년 부산의 이틀이 이와 비슷하다. 당시 제리 로이스터 신임 감독을 선임한 롯데는 정규 시즌 3위로 8년 만에 가을 야구에 올라갔다. 부산은 열광했다. 무려 21번이나 매진이 나왔다. 그해 사직구장에 들어선 관중은 137만 9735명으로 롯데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이다. 베이징 올림픽과 롯데 광풍에 KBO는 출범 첫 5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준플레이오프 티켓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사직에서 1, 2차전을 모두 내줬다. 1차전에서 3-12, 2차전에서 3-4로 졌다. 타자들은 성급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수비는 신중하지 못했다. 정규 시즌 롯데의 상징이었던 노피어 야구는 한순간에 과잉 의욕으로 평가가 뒤집혔다. 롯데는 대구에서 3차전마저 삼성에 내줬다. 8년 만에 가을 야구를 3패로 마감했다. 단 4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준PO와 플레이오프(PO)를 통틀어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에서 1, 2차전을 내줬다가 3, 4, 5차전을 내리잡은 사례는 20회 중 단 4차례다. 20%다. 2008년 롯데가 되지 않기 위해선 실낱같은 희망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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