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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폭력 징계·부진' 안우진, 가을에 입증한 6억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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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노컷뉴스

'진작 그렇게 하지' 넥센 우완 안우진(왼쪽)이 20일 한화와 준PO 2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낸 뒤 3루수 김민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대전=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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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고졸 우완 안우진(19)이 KBO 리그 가을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입단 전 폭행 사건 징계로 뒤늦게 데뷔한 첫 시즌 부진에 시달리는 우여곡절 끝에 중요한 경기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우진은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한화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4회말 2사 1루에 등판해 3⅓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3 대 4로 뒤져 있던 넥센이 7 대 5 역전승을 거두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준PO 최연소 승리 투수다. 만 19세 1개월 20일의 안우진은 한기주(삼성)가 KIA 소속이던 한기주 2006년 역시 한화와 준PO 2차전에서 세운 만 19세 5개월 10일의 승리 투수 기록을 12년 만에 경신했다. 포스트시즌 기록은 두산 소속이던 김명제가 2005년 한화와 PO 3차전에서 세운 18세 9개월 5일이다. 이와 함께 안우진은 염종석(롯데·1992년 삼성 준PO 1차전), 김명제(두산·2005년 한화 PO 3차전)에 이어 역대 3번째 고졸 신인 포스트시즌 데뷔전 승리 기록을 세웠다.

안우진의 호투가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넥센은 3회말 임병욱의 3점 홈런으로 3 대 1로 앞서갔지만 4회 선발 한현희의 난조 속에 3 대 4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4회 2사 1루에서 안우진이 오주원을 이어 등판했다.

완전히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는 상황에서 안우진이 중심을 잡아줬다. 안우진은 상대 주포 송광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런 가운데 임병욱이 5회초 또 다시 3점 홈런을 날리며 6 대 4 재역전을 이끌었다.

리드를 안은 안우진은 5회 더 위력을 떨쳤다. 하주석을 3루 땅볼로 잡은 뒤 최진행, 최재훈에게 연속 삼진을 솎아냈다. 특히 최재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시속 154km 바깥쪽 속구는 왜 계약금 6억 원을 받은 대형 신인인지를 입증하게 만든 공이었다.

6회는 공 8개로 마쳤다.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은 안우진은 정은원을 외야 뜬공 처리한 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로 명성을 떨친 정근우, 이용규를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7회 재러드 호잉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안우진은 이성열과 김회성을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하주석의 기습번트 안타를 맞은 2사 1, 2루에서 안우진은 침착하게 대타 강경학을 좌익수 파울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안우진의 2018년은 순탄치 않았다. 휘문고 3학년이던 지난해 학교 폭력에 가담해 처벌을 받아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뒤늦게 5월에야 1군 데뷔했지만 20경기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19,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랬던 안우진이 가을야구에서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것이다. 넥센은 마무리 조상우가 성 추문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불펜이 헐거워진 상황. 이런 가운데 안우진이 6억 팔의 존재감을 입증하면서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경기 후 안우진은 최연소 승리 투수 기록에 대해 "영광스럽다"면서 "오늘 자신있게 했던 게 잘 됐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규리그와 분위기가 달라 긴장도 됐는데 브랜든 나이트 코치님이 즐기라고 해서 재밌게 하려고 했다"면서 "잘 되니까 거기서 흐름을 타서 차분하게 했던 것 같다. 재미 있었고, 계속 신났다"며 19살다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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