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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하루 기름값만 4000만원', 업황 악화에 고민 깊어지는 해운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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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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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가 유가 상승과 운임 하락이라는 두가지 악재를 동시에 맞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해 기름값 부담이 커진데다, 화물선 운임지수까지 내리막을 걷고 있어서다. 해운업은 원가 상승을 곧바로 운임이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해운사들은 비용 절감외에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8월말 959까지 오른뒤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현재 운임지수는 870 수준이다. 해운사들의 손익분기점이 1500의 절반 수준인 것. SCFI가 1500이하로 떨어지면 20000TEU급 대형 선박을 운영하는 유럽의 해운사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익에 압박을 받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큰배가 한번에 나를 것을 작은 배는 두세번 다녀야 하니 당연히 원가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대형선사들만 버틸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불을 당기면서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감소 하면 자연히 운임도 더 하락하게 되는데, 올 연말로 갈수록 내리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 했다.

유가 상승은 특히 해운사들의 실적과 직결된다. 운임 원가에서 기름값이 차지 하는 비중이 30%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 선박의 연료로 쓰이는 벙커C유 평균 가격은 3·4분기 447달러로 지난 2·4분기 평균 427달러보다 올랐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사가 운영하는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에 연료인 벙커C유를 가득채우면 대략 6000t이 들어간다. 이 기름값만 30억원 가량이다. 이 배를 미국까지 운항할 경우 14일 정도 걸리는데 하루에 쓰는 기름값이 3500~4000만원 가량이다. 운임 원가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해운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

해운업 시황이 악화되면서 현대상선은 올 3·4분기 흑자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유가 상승으로 추가되는 비용손실만 연간 1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정부가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현대상선에 자금을 투입키로 한 것도 수익성을 높이려면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필요 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우선 해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의 대형 선사들이 가격을 더 낮추는 치킨게임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서 운임을 올리더라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해운사들끼리 운임을 맞추는 것도 담합행위가 되기 때문에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해운사가 떠 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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