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성난 여론…靑 청원 68만명 넘어서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사진 JTBC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을 향한 공분 여론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사건의 공정한 수사 및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일 오후 기준 68만명이 참여했다.

중앙일보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청원인은 “21세 아르바이트생이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손님에게 무참히 살해당했다”며 “피의자가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언제까지 우울증·정신질환·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합니까”라고 호소했다.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이유로 심신미약이 인정돼 감형을 받아선 안 되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건은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발생했다.

김모(29)씨는 이날 오전 8시13분쯤 아르바이트생 신모(20)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테이블 정리가 잘되지 않았다’ ‘불친절하다’며 실랑이를 벌인 게 이유였다.

당시 경찰이 출동해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김씨는 현장을 떠났다가 흉기를 챙겨 돌아와 PC방이 있는 건물 에스컬레이터에서 신씨에게 수차례 칼을 휘둘렀다.

이후 김씨가 10여년 간 우울증을 앓으며 약을 먹어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씨가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될 수 있다”는 관련 청원이 등장한 것과 함께 여론에 기름을 부은 건 김씨가 사건 당시가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과 담당의 진술이었다.

중앙일보

[사진 JTBC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 김씨가 신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김씨 동생이 신씨 두 팔을 붙잡고 있는 듯한 모습이 담기면서 동생이 공범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동생이 공범이라는 의혹에 대해 “전체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동생이 피해자를 잡아당긴 것은 형이 칼부림할 때가 아니라 폭행이 시작될 때”라면서 “이것도 형의 폭행을 용의하게 하려기보다는 ‘일단 가까운 사람을 뜯어내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사진 남궁인 페이스북]


또 담당의는 페이스북을 통해 신씨가 응급실로 실려 왔던 당시를 언급했다. 해당 글은 순식간에 퍼지며 공분을 자아냈다.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씨의 응급치료에 나섰던 의사 남궁인씨는 19일 페이스북에 “피해자의 복부와 흉부에는 상처가 한 개도 없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손에 있었다. 얼굴에만 칼자국이 서른 개 정도 보였는데,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며 “손에 있던 상처 중 하나는 손가락을 끊었다. 모든 상처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고 전했다.

그는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고 주장했다. 남궁씨의 이런 글은 게재 하루 만인 20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17만명이 넘게 ‘좋아요’를 눌렀다. 여기에 달린 댓글 개수만 6만개에 이른다.

“20살에 갈기 찢겨나간 꽃봉오리야, 저 면죄부는 우리가 찢을 터이니 너는 착한 마음으로 다 용서하고 거기선 이쁨받거라. 이쁨받아서 못 피운 꽃 활짝 피우거라.”

중앙일보

[사진 네이버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 강서 PC방 살인사건에 여론이 분노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한 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달려 1만6000개에 이르는 지지를 받았다. 이 댓글에서 말하는 ‘면죄부’는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강력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범인의 형량을 낮춰주는 ‘심신미약 감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씨 아버지는 이날 공개된 JTBC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국민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꼭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