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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치매, 드라마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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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부터 장르극까지 현실성 불어넣는 장치 역할

연합뉴스

'하나뿐인 내편'
KBS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고령인구보다 치매인구가 더 빨리 증가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2026년이면 국내 치매 노인 인구도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들 역시 치매라는 소재를 외면해서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어려운데, 최근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루는 사례가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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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래요'
KBS 제공



유동근-장미희의 황혼 로맨스 연기로 시청률 36.9%(닐슨코리아)를 찍으며 종영한 KBS 2TV 주말극 '같이 살래요'에서는 미연(장미희 분)의 치매가 단순한 에피소드를 넘어 극의 주된 이야기로 그려졌다.

돈과 성공을 위해 평생을 달린 미연이 노년에 효섭(유동근)과 재회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았을 때, 그는 자신이 치매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미연이 치매라는 설정은 효섭과의 로맨스에 난관으로 작용함으로써 두 사람의 감정을 더 애절하게 만드는 장치가 됐고, 미연·효섭 가족과의 갈등과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도 더 극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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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내편'
KBS 제공



'같이 살래요' 후속으로 방송 중인 '하나뿐인 내편'에도 어김없이 치매 소재가 등장하며, 과거 홈드라마에서와 달리 극 이야기를 좌지우지하는 요소로 활용된다.

왕진국(박상원)-대륙(이장우) 부자 집안의 할머니 박금병(정재순)은 치매로 일면식도 없던 도란(유이)을 동생 명희로 인식하고 그만 찾아다닌다. 할머니가 제정신이 아닌 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왕가네와 도란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된다.

결국 도란은 왕가네의 부탁으로 왕가네에 입주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왕가네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친부 수일(최수종)과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고, 대륙과의 로맨스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나중에 각자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갈등 역시 클라이맥스에 이를 것이다.

'같이 살래요'와 마찬가지로 치매를 고리로 주요 인물들의 관계와 친밀도가 조절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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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와이프'
tvN 제공



평일 미니시리즈에서도 치매는 단골 소재다.

최근 젊은층 호평을 받으며 종영한 tvN '아는 와이프'는 우진(한지민)의 엄마(이정은)가 치매였다.

단순하게 보면 치매가 우진의 팍팍한 삶을 더 실감나게 보여주고, 모녀의 정을 부각함으로써 시간여행을 더 감성적으로 만드는 장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진 엄마는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

우진의 남편 주혁(지성)을 알아보고 "차서방"이라고 불러 우진과 주혁이 운명이 잠깐 바뀐 때에도 두 사람이 끊어지지 않도록 했고, 나중에는 그 자신도 시간여행자임이 밝혀지면서 딸이 운명을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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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룸'
tvN 제공



tvN 주말극 '나인룸'에서는 장화사(김해숙) 엄마가 수십년간 딸의 누명을 벗기려 노력하다가 결국 치매를 앓게 돼 요양원에 있다. 그런 엄마는 장화사에게 가장 아픈 부분일 수밖에 없다.

장화사 엄마는 결국 장화사가 을지해이(김희선)와 영혼이 바뀐 후 을지해이로서 살아가도록 다짐하게 했다. 또 장화사의 탈을 쓰게 된 을지해이 역시 장화사 엄마를 이용해 감옥 안에서도 장화사를 쥐락펴락하며 기싸움을 벌인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19일 "가족 시청자가 많은 주말드라마는 물론 장르가 다양한 미니시리즈까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치매는 극에 현실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장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치매는 드라마에서 오랜 시간 단골 소재로 다뤄졌지만, 사회문화적으로 치매를 대하는 양상이 변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다채롭게 풀어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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