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가족]'가입자격이 만 30세 이하'…청년 자산형성 돕는 은행들
머니가족 큰딸 나신상 |
#"최고금리가 연 3.7%인데 우대조건도 별로 없어요. 카드만 월 10만원 이상 쓰면 되더라고요. 언니도 가입하세요." 후배 직원의 '강력 추천'에 30대 직장인 나신상씨의 귀가 솔깃해졌다. 고금리를 내세우는 적금은 많지만 정작 금리 우대 조건을 알아보면 특정 체크카드 또는 신용카드를 적게는 월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원씩 써야 하거나 각종 공과금 이체를 요구하는 등 지나치게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곧바로 모바일뱅킹 앱을 열어본 신상씨. 후배의 말대로 금리 우대 조건의 문턱은 낮았다. 하지만 곧바로 탄식을 내뱉었다. "나이가 깡패라더니…"
'유스'(YOUTH) 고객에 대한 은행권 구애가 뜨겁다.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초특급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해 시선을 끄는 동시에 예·적금금리는 얹어주고 대출금리는 깎아주는 등 실질적인 혜택 제공에도 신경쓰고 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은행 예금금리 연 15%' 시대를 거치며 성실하게 저축하면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기성세대와 달리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지금의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은행들의 선물이다.
◇연 3.7% 쉬운 스무살우리적금…만 30세 이하만 가능=신상씨를 좌절하게 만든 우리은행의 '스무살우리적금'은 만 18~30세 청년층 고객만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생활 패턴에 따라 매월 꾸준히 목적자금을 모을 수 있는 정기적금(도전형)과 자투리 돈을 모으고 비상시 중도인출도 가능한 자유적금(절약형) 2가지 유형이 있다. 2가지 유형에 함께 가입할 수 있지만 유형별로는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자유적금의 경우 갑자기 비상금이 필요하더라도 적금을 깨지 않도록 2회의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사진=우리은행 모바일 뱅킹 앱 |
유형별 납입한도는 월 20만원이다. 기본금리는 1년제 연 2.4%, 2년제 연 2.5%, 3년제 연 2.6%다. 우리은행 자동이체를 통해 적립하면 연 0.6%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우리카드를 월10만원 이상 쓰고 인터넷·스마트뱅킹으로 가입하면 연 0.5%p를 더 준다. 최대 연 1.1%p 우대금리 조건이 전혀 까다롭지 않다. 온라인 재테크 카페 등에서 '나이가 야속하다'는 푸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사실상 연 7%' 장병내일준비적금…"월 1000건 가입"=청년들을 위한 정책상품도 화제다. 특히 군 복무기간 동안 목돈을 마련하도록 돕는 '장병내일준비적금'은 최고 연 7%대의 금리를 준다. 이 상품은 기존의 '국군병사 적금상품'을 개선한 것으로 납입 한도와 금리 혜택을 확대했다. 우선 월 적립한도는 기존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
기본 금리는 육군 복무기간인 21개월 가입 기준 연 5%다. 여기에 정부 재정지원을 통한 추가 금리(1%p)가 제공되고,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15.4%)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 7%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은행 제공 금리를 연 5.5%로 가정하고 1%p의 추가 금리와 비과세 혜택을 고려할 경우 복무기간 21개월인 병사가 월 40만원씩 납입해 받는 만기 최대 수령액은 890만원이다. 덕분에 가입자 증가세도 파죽지세다. 개편 이전에 월 100건 정도에 그쳤던 가입건수가 최근에는 월 1000건을 돌파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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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청약 조건과 소득공제 혜택은 일반 청약저축과 같지만 금리가 더 높은 청년우대형청약저축도 20대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만 19세 이상 29세 이하 청년들이 가입 대상이며 남성은 병역복무 기간의 경우 최대 6년을 차감해 가입 연령 조건을 완화해준다. 가령 만 6년을 군 복무했다면 만 35세라도 가입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가입 연령이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로 확대된다.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라면 주택도시기금 9개 수탁은행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기간 2년 이상 시 총 납입원금 5000만원 한도로 최대 10년까지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 대비 1.5%p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대 연 3.3%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자소득의 500만원까지 비과세를 적용받는다.
◇핀크 '미니마이너스' 한도 50만원 이유는…"청년들 현금서비스 액수 맞춰"=청년들을 위한 대출상품도 눈에 띈다. '청년 주거안정 월세대출'은 월세자금을 월 최대 40만원씩 2년간 960만원 한도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 1.5~2.5% 이내다. 청년 취업자의 경우 연말정산 시 연간 750만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을 위한 '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은 최대 1억원까지 연 1.2% 저금리(고정금리)로 보증금 마련을 지원한다.
KEB하나은행이 SK텔레콤과 함께 만든 핀테크회사 '핀크'의 '미니 마이너스 통장'은 한도 50만원을 연 2% 후반의 금리로 대출해준다. 사회 초년생에 해당하는 20대 중반~30대 초반의 청년들이 대상이다. 한도를 50만원으로 정한 이유는 청년층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는 액수가 대부분 50만원 이내기 때문이다. 금융거래 실적이 적어 신용 4~6등급 수준인 청년들에게 연 2%대의 신용대출은 흔치 않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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