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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사설] 中성장률 금융위기 이후 최악, 경제운용 틀 다시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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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발표된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6.5%에 그쳐 뚜렷한 경기 둔화를 보이는 것으로 읽힌다. 6.5% 성장률은 당초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의 6.4% 이후 최저치다. 무엇보다 지난해 1분기 6.9%를 기록한 뒤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6.8%, 6.7%에 이어 세 분기째 사실상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며 고속 성장기를 구가하던 중국이 시진핑 주석 시대에 들어 중속 성장기로 바뀌었는데 이젠 6% 중반의 상대적 저성장 시대로 진입했으니 그에 따른 환경과 여건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중국 경제의 감속 성장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4%로 관련 통계를 낸 1995년 이래 최저 수준이어서 전반적 투자 부진에 허덕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지난 18일 하루 2.9% 폭락한 상하이종합지수는 4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등 증시에서의 불안감이 크다. 미국의 금리 인상 후폭풍에다 미국과 벌이는 무역전쟁 충격파는 중국을 더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5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로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할 정도다.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감세 등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대세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는 쪽이 우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6.6%, 6.2%로 제시했다.

중국의 확연한 성장률 둔화는 한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할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나타날 자본 이탈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가 몰고 올 수출 둔화는 당장의 걱정거리다. 중국은 우리 전체 수출에서 25%를 웃돌고 중간재 수출 비중은 79%에 달하니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와 그에 따른 중간재 수요 감소는 곧바로 우리에게 직결된다.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의 성장률을 2.7%로 낮췄고 정부도 조만간 뒤따를 텐데 내년 경제 운용의 틀을 전면 다시 짜야 할 판이다. 미국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중국 리스크 등 외부 요인에다 한국 경제 자체의 침체 국면 진입을 모두 감안해 시나리오별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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