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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종합]"내가 씹던 껌 씹어" "머리 박아"…국감서 드러난 '갑질'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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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위 국감서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 임원 갑질 폭로

직원에게 구운고기 던지며 "야 먹어라" 막말…집청소 요구도

골프장 캐디 성희롱 실태도 공개…"한번 주면 홀인원 하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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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19일 고용노동부 산하 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근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갑질, 성희롱 실태가 드러났다.

이날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 영업총괄 전무 K씨는 한 직원에게 "너 때문에 기분 잡쳐서 단물을 못 느끼겠다. 네가 씹어. 네가 씹어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라며 씹던 껍을 주며 씹으라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K씨는 또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구운 고기를 던지면서 "야 먹어라"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식사자리 후 "우리가 개냐"며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K씨는 심지어 결재를 받으러 온 직원에게는 "너 (나의) 집 청소 해주러 언제 올거냐. 토요일에 올거냐"라면서 집 청소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해당 직원이 "토요일 말고 일요일에 가겠다"고 하자 그는 "그래 알았다"고 말했다.

K씨는 제품 판매량이 감소 추세라고 보고한 이사에게는 "이사님부터 머리 박아야 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K씨는 여직원들에게는 성희롱 발언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K씨는 "아직까지 왜 애가 없는 거야. 손톱 자국이 날 정도로 해야 하는 거야"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자동차 시트에 열선이 장착되지 않은 것을 두고서는 "그거 한다고 (열선) 옵션을 빼냐"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이날 페르노리카코리아 장 투볼 사장을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노조 와해 발언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임 의원은 장 투볼 사장이 "노조가 아무리 작은 불법행위라도 시도하면 부당해고를 감수하고 노조위원장 포함한 집행부를 해고하겠다. 내가 직원을 위해 있으니 노조는 필요없다. 우리가 실적을 못내는 이유는 노조의 힘 때문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 투볼 사장은 "전체 맥락에서 일부분만 발췌 돼서 얘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영돈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은 영업총괄 전무 K씨의 갑질·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영업 전무의 발언은 최근에 계류된 사건과 연계해서 보고 굉장히 놀랐다"며 "구체적인 사건으로 연결되고 정식으로 제시되면 엄정하게 조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 청장은 특별근로감독 요구에 대해서는 "이 건은 상당히 조사가 진행 돼 있어서 조사결과를 보고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학용 환노위원장(자유한국당)은 "외국에서 투자를 했거나 다국적 기업이 한국에서 기업하는 것은 잘 되도록 도와줘야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기업하는 동안 국법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 서울고용노동청장은 매우 소극적으로 대하는 것 같다.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다그쳤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서 회사 측에서 밝히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지청에서 밝혀서 해결하고 위원회에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K씨 외에도 을(乙)의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이 노동 현장에서 겪고 있는 각종 갑질 횡포와 성희롱·성추행 실태도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임이자 의원은 골프장 캐디노동자들이 작성한 자필진술서를 공개했다. 자필진술서에는 "한번 준다고 하면 홀인원 하겠다"는 발언 뿐 아니라 이보다 더 심각한 성희롱 실태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임 의원은 그러면서 "도대체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런 일이 대한민국 골프장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캐디들에게는 보호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해자가 고객이다 보니 고객을 처벌할 수 있는 명확한 법률 규정이 없다"며 "캐디의 근로자성이 문제가 되는데 어떤 분들은 근로자성이 인정되지만 어떤 분은 특수형태근로노동자이다 보니 근로감독을 하기도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국정감사에서 나영돈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이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018.10.19.jc4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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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우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현장 방문해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을 구두로 확인했고 오늘부터 22일까지 캐디들에 대해 익명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나오는 내용을 보고 분석한 다음 전국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고용노동부 본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영화제 스태프 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올해 전국에서 열린 영화제의 스태프 근로계약 292개를 입수해 전수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열악한 근로자들의 노동 실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영화제 스태프들 평균 연령이 28.1세였으며 평균 경력기간 2년동안 4.4개월 단위로 3개의 영화제를 전전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제보자 34명이 경력기간 영화제에서 맺은 근로계약 97건 중 87.6%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인 7.5개월에 미달했다"며 "영화제 스태프들은 잦은 실업상태에 놓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영화제에는 공짜야근 관행이 만연해 있다"며 "영화제 개최 전 한달 간 하루평균 노동시간은 13.5시간이었는데 이에 따라 발생하는 시간 외 수당을 전부 또는 일부 지급받지 못했다는 제보가 30건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지난 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 개최기간 열흘동안 시간외 근로에서 발생한 기본급과 시간 외 수당 체불임금 추산액은 1억2400만원이었다"며 "제일 큰 규모의 영화제가 이 정도라면 다른 영화제는 안 봐도 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최저임금 위반, 연장수당 미지급 등의 문제를 파악하고 있느냐"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을 상대로 따져 물었다.

황종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은 "어제부터 파악해서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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