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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열악한 ‘지방 택시기사들’ 삶…“한달 수입은 160만원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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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택시 파업 관련 자료사진.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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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현장서 만난 기사들 ‘생계불안’ 하소연

-“출퇴근 시간 영업 못하면, 수입 급감” 우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18일 오후 2시께 광화문 교보문고 앞 대로변. 30인 이상이 탑승가능한 대형관광버스 10여대에서 50~60대 중년 남성들이 줄줄이 내린다. 관광버스 앞에는 ‘충남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 ‘구리지역 차량’ 등 출발지역이 적혀 있다. 지방에서 택시기사들을 태워 올라온 차량이다. 집회가 진행된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는 서울 경기지역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깃발들이 서 있었다.

이날 진행된 택시파업집회,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택시기사들도 함께 참여했다.

집회측 추산 약 6만여 명의 택시기사가 집회에 참여한 가운데, 지방에서도 상당수의 택시기사들이 서울로 몰려왔다. 강원도는 도내 운행 택시 8000여 대 중 240여 대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전에서는 660여명, 충남에서도 240여명이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부산 택시기사 1000여 명도 상경해 집회에서 목소리를 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지방 택시기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지방 택시 사정이 서울ㆍ수도권보다 더욱 열악하다고 하소연했다.

서울ㆍ수도권과 지방 택시는 기본요금부터 차이가 난다. 서울ㆍ수도권은 19일 기준 기본요금이 3000원이지만, 지방은 2800원이다. 할증이나 이동 거리간 수익에 있어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충남에서 올라온 김흥례(63) 기사는 “택시업계의 사정이 과거와 같지 않다”면서 “정말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업 참여를 위해 이날 오전 6시께 집에서 출발했다. 그가 언급한 충남 지역 택시기사들의 하루 평균 수익은 8만원 남짓이다. 택시기사들은 대개 한달에 20일 가량을 일하는데, 한달 수입이 160만원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서울과 충남 지역의 물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적은 금액이다.

부산에서 왔다는 최모(60) 기사는 이날 비번이라 서울에 올라왔다. 그는 “부산은 제 2의 도시라지만, 한달에 200만원 가져가기 힘든 구조”라면서 “지방 택시기사들은 서울 수도권보다 더욱 힘든 상황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사들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은 이들에게 더욱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주에서 일한다는 김모(59) 기사는 “출퇴근 시간대 장거리를 뛰는 것이 수익의 전부인 날도 있다”면서 “카풀이 도입되면 지방 택시기사 대부분은 영업용 차를 팔고 길거리에 나앉아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놓은 ‘카카오T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서울로 올라왔다.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 목적지가 같은 운전자와 탑승자를 앱으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현행 여객운수법에서는 영업용으로 등록되지 않은 자가용도 ‘출퇴근 시간’에 사람을 태우는 행위가 허용된다.

택시업계는 카풀 서비스에 대해 향후 강경하게 대응해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응은 저조한 편이다. 서울 수도권에서는 절반이상 택시가 파업에 참여했지만, 지방에서는 반응이 덜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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