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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캐릭터 상품 비싸도 잘 팔려...문구 800%, 보온병 360% 매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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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보미(27)씨는 같은 값이면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을 구매하는 편이다. 김씨는 "캐릭터 상품을 사면 기분전환되는 느낌이 든다"며 "요즘에는 캐릭터 라면이나 캐릭터 휴지 등도 출시돼 구매하기도 어렵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승현(22·가명)씨는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로 캐릭터 팝업스토어에 방문하곤 한다. 그는 지난달에도 잠실에서 열린 포켓몬 팝업스토어에서 이브이 인형을 구매했다. 박씨는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하고, 한정판 상품을 모아두고 싶어서 구매하는 편"이라며 "평소에는 백화점에 잘 가지 않지만 팝업스토어를 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일부러 찾아간다"고 말했다.

상품 하나도 개성있게 소비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은 캐릭터 키덜트 상품에 평균 5만8163원을 썼다. 출판 유아동 용품(5만5882원), 완구(4만7713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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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지니 티포트 머그컵 세트./ 지마켓 제공



실제로 지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 캐릭터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캐릭터 보온병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4% 늘었고, 캐릭터 휴대폰거치대는 298%, 캐릭터 여성티셔츠 200% 증가했다.

알라딘 지니 티포트 머그컵 세트는 10만2000원, 미니언즈 캐릭터 냉장고는 9만9000원 정도로 가격이 높은데도 인기를 끌었다. 라이언 수도꼭지(1만5840원), 헬로키티 유선키보드(2만4700원) 등 평범한 물품도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도 비슷하다. 모바일커머스 티몬에서 올초부터 현재(10월17일)까지 캐릭터관련 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5%가량 증가했다. 한솔의 캐릭터 복사용지, 캐릭터 도장 등 캐릭터 문구·사무용품의 매출은 801%늘었고, 캐릭터 우산, 양말, 슬리퍼 등 패션잡화류 매출은 144% 증가했다.

캐릭터 상품을 찾는 사람이 늘자, 식품기업들도 캐릭터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1983년 출시 이래 처음으로 빼빼로의 광고 모델로 사람 대신 캐릭터를 선택했다. 롯데제과는 카카오 프렌즈(카카오톡 캐릭터)를 제품에 넣고, 카카오캐릭터가 춤을 추는 광고를 선택했다. 광고는 각종 소셜미디어로 선공개하고, 방송매체에 선보인다.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로 꼽힌 카카오 프렌즈는 라면, 과자, 물 등 다양한 식품에 진출했다. 삼양식품은 라면과 과자에 카카오프렌즈를 적용하고 있다. 라면 ‘까르보불닭’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어피치가, 과자 ‘프렌즈 밥’에는 라이언 캐릭터가 들어가있다. 제주 삼다수도 20주년 기념으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사용한다.

유통업체들도 다양한 캐릭터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의 캐릭터 ‘일렉트로맨’에 투자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7월 일렉트로맨을 소재로 한국형 히어로 영화를 만들겠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온라인과의 차별점으로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에만 10번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애니메이션인 런닝맨 캐릭터부터 SNS 인기 캐릭터 옴팡이, 웹툰 캐릭터 낢X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차별화하기 위해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며 "고객이 선호하는 연예인과 관련된 상품을 당장 구매하고 싶을 때, 경험이나 추억을 남기고 싶을 때 일부러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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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10일부터 19일까지 인기 웹툰 캐릭터 팝업스토어인 ‘카페 낢X진’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제공



실제로 매출도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열렸던 시바견 캐릭터 ‘시로앤마로’ 팝업스토어는 2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같은 기간 신촌점 유플렉스 매장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SNS해시태그는 2만건이 넘었고 일 평균 1000명이 방문했다. 구매고객의 90%는 신규 고객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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