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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사립유치원에 칼 빼든 전국 교육청…"실명공개·전수조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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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여론 떠밀린 뒷북 행정 눈총도

연합뉴스

"어디로 보내야 하나"
[연합뉴스TV 제공]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시·도 교육청이 비리 사립유치원에 앞다퉈 칼을 꺼내 들고 있다.

감사 적발 명단 공개조차 꺼리던 교육청들은 날로 악화하는 여론을 의식한 듯 잇따라 전수조사 계획과 함께 적발 시 실명공개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18일 시 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울산교육청 대책'을 발표했다.

시 교육청은 우선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자 유치원들이 각종 비용을 현금으로 수납하는 관행부터 손보기로 했다.

앞으로 학부모들이 카드 결제나 계좌이체로 비용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을 엄격히 적용해 유치원 회계를 관리하기로 했다.

시 교육청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진행 중인 115개 사립유치원에 대한 운영실태 전수조사를 계획대로 연내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감사 주기를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한다.

광주시교육청은 오는 31일 지역 사립유치원 전수조사에 들어간다.

시 교육청은 3∼4명으로 구성된 7개 팀을 가동해 내년 1월까지 70∼80개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우선 마치기로 했다.

광주에는 172개 사립유치원이 운영 중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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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일지
[연합뉴스TV 제공]



건축가, 전직 공무원·교사, 건축가,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20명 규모 시민감사관도 투입된다.

시 교육청은 사립유치원에 대해 5년 주기 정기 감사를 제도화하고 감사 결과는 유치원 명을 포함해 공개하기로 했다.

충북도교육청도 유치원 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하고 비리가 신고되거나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유치원이 발생하면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개선 유도나 계도 차원에서 문제 삼지 않았던 사립유치원의 단순 행정 오류도 공립 수준에 맞춰 지적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정기 감사를 통해 사립유치원 실태를 모두 점검한 도 교육청은 그동안 대상에서 제외했던 3학급 미만 소규모 사립유치원도 학사나 회계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내년부터 2년에 걸쳐 매년 110개 사립유치원을 감사할 예정이다.

본청 학교지원과 유치원 담당뿐만 아니라 지역교육지원청 등에서도 필요한 인원을 차출해 감사 인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도 교육청은 이를 2016년을 끝으로 2년 가까이 사립유치원 감사를 사실상 유예해왔다.

감사에 적발되면 사정당국 고발 등을 포함해 관용 없이 엄중 처벌하겠다고 도교육청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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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공개 뭉그적
[연합뉴스TV 제공]



전국 시·도 교육청은 오는 25일 2013∼2017년 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을 포함해 공개한다.

설립장, 원장 이름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각 교육청의 대처는 여론에 떠밀린 '사후약방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다수 교육청이 이미 이뤄진 감사 결과를 두고도 실명공개를 머뭇거리다가 최근 여론이 악화하고 공개 결정이 나오자 일제히 강공 태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7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에 대해 '어린이 교육 관련 비리는 보다 엄격하게 처리해야 하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88.2%로 나타났다.

광주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교육 당국은 여태 무엇을 했느냐"며 "경쟁하듯 고강도 대책을 내놓는 모습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 같긴 하지만 늦게라도 제대로 고치기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재천, 허광무, 김선경,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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