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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韓경제, 저성장 터널 들어섰나…"3% 성장률, 이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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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성장률 전망 올해 2.9%→2.7%, 내년 2.8%→2.7% 하향

기준금리는 11개월째 동결…경기 둔화에 부담

고용·투자 악화 지속 예상…수출 전망도 '흐릿'

뉴시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1.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2018.10.18.suncho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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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대내외 연구기관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한 가운데 통화당국까지 하향대열에 합류했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외치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추진에 공을 들이고 있는 와중에 정작 우리경제는 저성장 터널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연 1.50%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0.25%p 인상된 기준금리가 11개월째 제자리를 멤돌았다.

역전된 한미 금리차가 심화되며 기준금리를 인상해야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한은은 동결기조를 유지했다. 경기가 하향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금리인상에 부담을 느겼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2.7%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미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내려잡았는데, 불과 석 달여 만에 또다시 0.2%포인트를 하향 조정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2.8%에서 0.1%포인트 내려잡았다. 내년도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도 3개월 만에 더욱 악화됐다는 뜻이다.

2.7%의 경제성장률은 남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국내경제를 삼켰던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당시에는 1년 만에 3%에 가까운 성장률(2013년 2.9%)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2년 연속해서 성장률이 2% 중반 수준으로 내려앉는다는 전망을 통화당국에서 내놓은 것으로 상황이 엄중함을 담고 있다.

한국경제가 본격적으로 저성장 레일에 올라탔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미 한국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달 초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내년 전망치를 2.9%에서 2.6%로 내려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지난달 올해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내년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낮췄다.

특히 국내 연구기관들은 올해보다 내년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하며 내년 성장률은 2.6%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2.8%, 내년 2.5%를 예상했다.

대표적인 정부 싱크탱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미 지난 5월 올해 성장률을 2.9%로, 내년 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내달 내놓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는 전망치를 더욱 끌어내릴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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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한은이 18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7%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9%에서 0.2%p 하향 조정됐고, 내년 전망치는 2.8%에서 0.1%p 내려간 것이다. 618tu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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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정적인 관측이 지배적인 것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줄곧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 지표 중 악화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고용 부문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을 9만명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18만명을 예상했으나, 석달 만에 전망치를 반토막냈다.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은 16만명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올해 전망보다 높으나 지난해(32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얼어붙은 투자도 우리경제에 암운을 드리우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에 비해 0.3% 감소하고, 건설투자가 2.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설비투자가 14.6%, 건설투자가 7.6%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모습이다. 내년 설비투자는 2.5% 증가해 소폭 반등하지만, 건설투자는 또다시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대외적으로는 우리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수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거듭하고 반도체 시장이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은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은의 경상수지 흑자액 전망은 올해 700억 달러로 지난해(785억원)보다 소폭 줄고, 내년은 620억원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향후 '3% 성장은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미국을 포함해 올해 세계경제가 꼭데기를 찍는 것 같다. 그러면 수출이 올해만큼 잘 되지는 않을 것이다"며 "국내 투자 지표가 망가지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쉽지않다. 고용 부분은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사회에서 3% 성장률은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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