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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일본에 벌써 벚꽃이…제비·짜미 태풍 잇단 타격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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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나무의사 “태풍으로 잎 떨어진 상태서 분비된 호르몬이 꽃 피웠을수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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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봄을 상징하는 존재인 벚꽃이 갑자기 가을에 피었다.

<가디언>은 17일 일본 기상청에 이달 들어 전국 각지에서 벚꽃이 피었다는 신고가 300건이 넘게 접수됐다고 밝혔다. 일본 <웨더뉴스>는 벚꽃이 피었다는 지역이 남서부 규슈 섬에서부터 홋카이도 북쪽까지 광범위하다고 덧붙였다.

일본화훼협회의 나무의사 와다 히로유키는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만, 이런 규모로 핀 것을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지역별로 매년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봄 2주에 걸쳐 화려한 색깔을 뽐내는 벚꽃이 국토를 뒤덮는다.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일본인들은 돗자리를 준비해 ‘하나미’라 불리는 소풍을 가고, 전세계의 관광객들도 몰려든다.

지역별로 보면, 가고시마·나가사키 등 남부 지역은 3월부터, 홋카이도·아오모리 등 북부 지역은 4월 하순부터 개화를 시작한다. 올해처럼 10월 중순에 전국에 벚꽃이 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와다는 벚나무 잎이 보통 꽃봉오리가 자라고 피는 것을 막는 호르몬을 분비해왔다고 설명하면서, “지난달 태풍이 동반한 강풍으로 잎이 많이 떨어지면서 호르몬이 분비돼 꽃이 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논밭에 바닷물이 침수하거나 소금기 많은 바람이 불어 농작물에 ‘염해’ 피해를 줬을 가능성도 언급됐다. 태풍이 지난 뒤 20도에 가까운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식물들이 꽃을 피웠을 수도 있다.

지금 꽃을 피운 나무는 내년 봄 다시 꽃을 피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와다는 그러나 “피어난 꽃나무 개체수가 그리 많진 않아 내년에 꽃을 못 본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다만 (태풍으로) 큰 가지가 부러지거나 나무가 쓰러진 것이 내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일본에는 21호 제비, 24호 짜미 등 초강력 태풍이 연달아 상륙하면서 최소 15명의 사망자를 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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