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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3년반 만에 '소수의견 2人'…韓銀, 금리 인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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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1개월째 1.50% 금리 동결

'매파 색채'로 11월 인상 강력 시사

"금융안정 더 유념해야 할 때 왔다"

3년7개월 만에 '2人 소수의견' 등장

기준금리 조정 '신중히' 문구 빠져

문제는 내년…딜레마 깊어질 수도

이데일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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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인상을 강력 시사하면서다. 경기가 예상보다 가라앉고 있음에도 금융을 안정시키는데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기준금리 동결이 아닌 인상을 주장한 ‘소수의견’도 2명 등장했다. 소수의견이 2명 나온 건 한은이 콜금리로 통화정책을 하기 시작한지난 1999년 이후 14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이례적이다.

◇‘매파 색채’로 11월 인상 강력 시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세종대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11개월째 동결한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종전보다 금융안정에 더 역점을 둬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법상 통화정책의 목표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중 후자를 더 신경 쓰겠다는 의미다. 가계부채 누증이 심화하고 미국과 금리차(현재 0.75%포인트)가 벌어지는데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정부의 노력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소득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이어서 가계부채 증가율은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당국도 금융안정 리스크를 유념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또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도 인상 기조를 지속하면 그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도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늘 유념하고 있다”고 했다.

2명이 소수의견을 낸 것도 인상 의지를 드러낸 방증이다. 소수의견은 7명의 금통위원 중 일부 위원이 기준금리 결정 사항과 다른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다. 이번달에는 세 번째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위원 외에 고승범 위원도 인상 쪽에 손을 들었다. 고 위원이 소수의견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위원은 직전인 8월 금통위 때 “완화 기조 하에서 금융 불균형은 계속 누적되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의 누적을 억제하는 동시에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2명이 소수의견을 동시에 낸 건 2015년 3월 금통위 이후 3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기준금리는 인하됐는데, 정해방 위원과 문우식 위원은 동결을 주장했다. 한은이 1999년 5월 콜금리목표제를 도입한 이후 2명의 소수의견은 이번을 포함해 14번에 불과하다.

소수의견은 통상 기준금리 변경 신호로 받아들여 진다. 실제 지난해 10월 인상 소수의견(이일형 금통위원)이 나온 이후 그 다음달 전격 인상됐다. 2명일 경우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판단 문구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바꿨다. 8월만 해도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신중히’ 문구를 뺀 것이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에 더 유의해야 하는 단계가 가까워진 것”이라고 했다. 종전보다 강한 인상 신호로 비쳐진다.

◇문제는 내년…딜레마 깊어질 수도

문제는 내년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0.2%포인트 하향했고, 내년 전망치도 2.7%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큰 변화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통화정책방향문 문구도 당초 ‘견실한 성장세’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로 바뀌었다.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밑돈데 따른 문구 수정으로 보인다.

이같은 둔화 조짐에서 한은이 인상 기조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인식이다. 많아야 1~2번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이 내년에도 가파른 긴축에 나설 계획인 만큼 한은 통화정책은 갈수록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있다. 한은 뉴욕사무소의 최근 설문 결과, 주요 투자은행(IB) 16곳 중 5곳은 내년 4회 인상을 점쳤다. 상단 기준으로 3.50%다. 3회 인상을 점친 IB도 4곳이나 됐다.

이 총재는 이날 내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11월 인상에 나선 이후 내년 밑그림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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