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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캐나다 대마초 합법 첫날…축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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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전국 200여곳 가게에 수백명씩 줄 늘어서…대마초 피우며 다음날 아침까지 축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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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3, 2, 1, 와아~"

17일 0시(캐나다 동부시간)가 되자 거리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캐나다가 세계에서 둘째로 대마초를 합법화한 나라가 되는 순간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캐나다 전역에서 200여 곳의 대마 판매점이 문을 열었는데, 가게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앞서 우루과이가 지난해 마리화나를 합법화했지만, 시장 규모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캐나다가 대마초를 합법화한 첫 주요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사회, 문화, 경제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국가적 실험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정부는 대마 합법화와 함께 과거 대마 소지로 전과 기록이 남은 이들도 간단한 절차를 걸쳐 모두 사면했다.

시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캐나다 동부 뉴펀들랜드 세인트존스의 대마초 판매점 '캐노피 그로스'의 첫 손님으로 입장한 이언 파워는 AP통신에 "오늘 산 대마초는 액자에 넣어 기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점 '토마스 클락스'의 1호 고객은 아버지와 함께 대마초를 구입하면서 CBC뉴스에 "우리는 이제 더는 범죄자가 아니다. 우리가 승리했다"고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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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백주 몬트리올에서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가게 모퉁이를 감싸고 100여 명씩 줄을 섰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벤쿠버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들이 대마초를 피우며 거리 행진을 벌였다. 현장에서 구매를 하는 사람들 외에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온라인으로 대마초를 주문했다는 인증 글이 속속 올라왔다.

대마초 판매점을 운영하는 브루스 린턴은 “그동안 이날만 기다리며 고생했다"면서 "너무나 감격스러운 날이고 직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마초를 사든 이들은 곧바로 축제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토론토 시내에선 야외에 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켜놓고 삼삼오오 모여 대마초를 즐기는 이들이 눈에 띠었다. 트리니티 벨우즈 공원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대마초를 열심히 말고 있었다. 이들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대마를 피는 모습을 셀카로 남기기도 했다. 축제는 새벽 내내 이어졌다.

캐나다 경찰은 공식 트위터에 "대마초를 피우고 망가진 모습으로 운전하지 말아달라"며 농담 섞인 당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캐나다와 국경이 인접한 미국 지역 경찰들은 일제히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캐나다 시민들이 대마초를 들고 국경을 넘진 않을지 단속을 강화한 것이다. 미국은 9개 주에서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이고 나머진 불법이다.

캐나다 통계청은 올해에만 540만명의 캐나다인들이 대마초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한다. 이에 캐나다 일각에서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캐나다 의사협회지는 정부가 대마생산자와 세수 확보를 위해 통제할 수 없는 실험을 한다며 반발했고, 캐나다 보수당의 앤드류 쉬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대마초 합법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을 서둘렀다"면서 "그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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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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