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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한국어로 "한반도 평화 빕니다" 특별했던 성베드로성당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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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바티칸=김성휘 기자] [the300]파롤린 추기경, 한국어 인삿말..미사경본 제작에도 적극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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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이탈리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기도하고 있다. 2018.10.18.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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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드로성당 미사에 쓰인 미사경본 앞면(왼쪽)과 뒷면/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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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는 특별했다. 교황청은 한국을 각별히 배려하는 장면을 여러 곳에서 보였다.

'교황청 총리'의 미사집전, 文연설 모두 파격= 교황은 본래 교황청 자체 미사 외의 외부미사를 집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도 드물다. 국무원장은 교황을 보좌하는 정부(국무원)의 수반으로 바티칸의 국무총리쯤 된다.

외국 정상의 미사 참석(참례)와, 그 후 기념연설은 더욱 이례적이다. 두 가지 장면이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평소 일반인 접근이 불가능한 '기도의 문'으로 입장했다. 문 대통령도 같은 문으로 입장했다. 대성당 상부(중앙 돔 아래)에 가톨릭교회 고위직이 아는 사람이 들어서는 경우 자체가 드물다고 한다. 이 때문에 외국 정상의 출입 경로 등의 의전도 따로 없을 정도였다.

미사에 참석한 한국인 수녀는 기자와 만나 "교황청에서 9년째 있는데 단 한번도 외국 정상이 와서 연설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원장 집전 미사도 좀처럼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의 관심을 보여주는 걸로 풀이된다. 교황청은 미사 직후 문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에 대해 “특별하고 이례적(unique and exceptional)”이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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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이탈리아)=뉴시스】전신 기자 = 교황청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17일 오후 (현지시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8.10.18.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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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수차례 성베드로 성당을 가득 채웠다.= 미사 강론은 국무원장이 첫 문단만 이탈리어 하고 한국인 성직자(서울대교구 장이태 신부)가 한국어로 읽었다. 외국어 미사가 드물진 않다. 교황청은 미사 참석자의 대부분이 이탈리아어 외 언어 사용자라면 참석자들을 배려하곤 한다.

국무원장은 강론을 넘어, 미사를 시작할 때 한국어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라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또박또박한 발음에 미사에 참석한 회중(청중)들 사이에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한국어로 말했다. 이에 박수가 한 번 더 나왔다.

국무원장은 미사를 거의 마칠 때 쯤, 다시 한국어로 "한반도에(한반도의)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청의 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미사를 위해 미사경본(찬송과 기도문이 적힌 소책자)도 특별 제작했다. 54페이지(27장) 분량으로, 바티칸 대축일 수준의 경본이라고 한다. 책을 펼치면 왼쪽에 이탈리아어, 오른쪽에 그에 해당하는 한국어를 보도록 편집했다.(이탈리아-한국어 대조본) 바티칸 출판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경본의 앞표지 성화는 '심순화 가타리나' 화백이 그렸다. 제목이 '평화'로, 프란치스코 교황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 교황 시절인 2006년 교황에 봉정된 것이다.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가 한국 전통 한복을 입은 여성과 색동저고리를 입은 소년으로 그려져 있다. 뒷표지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초상화다.

이날 미사 성가대는 대부분 한국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로마에서 유학중인 성악가들로 구성됐다. 이에 성가대 수준도 높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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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이탈리아)=뉴시스】전신 기자 = 성악가 조수미씨가 17일 오후 6시(현지시간·한국시간 18일 오전 1시)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집전하고 유럽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는 '한반도 평화'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2018.10.18.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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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깅리치 부인...눈에 띄는 인사= 주한 교황대사를 역임한 몬테리시(Monterisi) 추기경, 교황청 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 참석을 위해 로마를 방문중인 유흥식·조규만·정순택 주교가 미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30여명 이상의 한인신부들이 파롤린 추기경과 함께 금번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조수미 성악가, 칼리스타 깅리치(Gingrich) 주교황청 미국대사가 참석했다. 깅리치 대사는 뉴트 깅리치 전(前) 미국 하원의장 부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 회장이 세계적 의료봉사단체 몰타기사단 한국대표 자격으로 참석했고 정의철 한인신학원 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백만 주교황청대사는 물론, 최종현 주이탈리아대사, 유혜란 주밀라노 총영사, 로마 및 밀라노 한인회 간부 및 민주평통자문위원들도 참석했다.

김경석 전 주교황청대사 내외, 로마에서 자동차로 2시간 30분 거리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수녀 6명도 참석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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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이탈리아)=뉴시스】전신 기자 = 17일(현지시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한국 신부와 수녀, 신자들이 참석해 있다. 2018.10.18.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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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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