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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크림반도 대학 총기난사범은 재학생…평소 무기류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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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러시아에 편입된 크림반도의 케르치 기술대학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로 지목된 이 대학 4학년 블라디슬라프 로슬랴코프. [사진 러시아 RBC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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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크림반도의 항구도시 케르치의 한 대학에서 발생한 총격·폭탄 테러의 용의자는 재학생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케르치 기술대학’에서 총격·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재까지 19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러시아 매체 노바야 가제타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사건 용의자는 이 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18세 학생 블라디슬라프 로슬랴코프로 파악됐다”며 “그는 자살했고, 총상을 입은 시신이 학교 시설 가운데 한 곳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로슬랴코프가 총기를 들고 학교에 들어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며 그가 동료 학생들을 사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던 위원회는 이후 다중 살해로 범행 성격을 수정했다.

사건 직후에는 러시아의 크림병합에 반대하는 세력의 고의적 테러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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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12시 20분 러시아에 편입된 크림반도의 케르치 기술대학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수십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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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 등을 종합하면 사건은 이날 오후 12시 20분 발생했다. 2교시 수업이 끝난 시각이었다. 로슬랴코프는 대학 건물 2층으로 올라간 뒤 학생들에게 사냥용 총으로 무차별 총격했다.

그는 이후 1층으로 내려와 구내식당에서 사제 폭탄을 터뜨렸고, 이어 2층 도서관으로 올라가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구내식당 폭발 후에도 로슬랴코프가 도망가는 학생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가했다는 증언도 목격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그의 가방에선 터지지 않은 다른 폭발물이 발견됐다. 그는 심리 검사까지 받고 지난달 초 정식으로 사냥총 소지 허가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입학해 올해 졸업학년인 4학년에 재학 중이던 로슬랴코프가 충격적 범행을 저지른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크림공화국 정부 수장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학교에선 용의자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고 범죄에 연루된 적도 없으며 장학금도 받았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료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로슬랴코프는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내성적 성격으로 3년 동안 칼을 갖고 등교하는 등 무기에 관심이 많았다.

노바야 가제타 등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지난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로슬랴코프가 범행 전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범인 에릭 해리스와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고 보도하면서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선 당시 2명의 재학생이 교내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자살하면서 가해자들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부상한 바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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