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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누리호 시험발사체, 돌연 발사 연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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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성공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 작용한 듯

김승조 항우연 전 원장 "정확한 문제 찾아내기 위해선 발사 여러 번 해 볼 수 밖에 없어"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최초 독자 개발한 75톤급 엔진을 탑재한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가 연기됐다. 점검과정 중에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이지만 전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지나치게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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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를 연기한다고 17일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시험발사체 개발진은 지난 1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시험발사체 비행모델을 이용한 발사 점검과정 중, 추진제 가압계통의 압력 감소 현상을 확인했다. 현재 원인 분석을 위해 시험발사체 비행모델을 발사대에서 내려 조립동으로 이송한 상태다. 추진제 가압계통은 연료(케로신) 및 산화제(액체산소)를 탱크에서 엔진으로 넣어주기 위한 가압장치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예정된 발사일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17일 제 2차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현황을 검토하고 발사 일정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옥호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각각의 탱크 속에 담겨져 있는 연료와 산화제를 터보 펌프로 보내기 위해 요구되는 압력이 있는데 헬륨을 가열해 탱크 속에 넣어줘 가압을 한다”며 “그 가압장치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상태로 쏘면 실패할 것 같다는 판단이 있다”며 “하지만 이 정도 문제라면 연말까지는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일단 발사체를 분해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다음주 초께 정확한 원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이 나올 경우 향후 조치에 필요한 시간이 결정되고 그렇게 될 경우 발사 시점이 정해진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원인 분석과 대응 계획이 수립 되는대로 발사관리위원회를 다시 열어 발사일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연기를 두고, 지난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가 성공에 앞서 2번의 실패를 하자 국민들이 많은 비난을 한 것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에 지나치게 부담감을 가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도 과기정통부는 나로호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에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김경진 의원(민주평화당)은 “오는 25일 발사 예정인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는 전국민적 관심사인데 왜 생중계 하지 않고 녹화 중계하느냐”며 “이는 만약 실패하면 정권 지지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괴담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시험발사는 연구개발 과정으로 오는 2021년에 예정된 본발사가 아닌데다 나로호 때도 부담이 많았다”고 답변했다.

정확한 문제점을 찾기 위해서는 오히려 최대한 시험 발사를 많이 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을 지내며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김승조 부원장은 “일단 문제가 발견이 됐다면 발사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번 시험발사체는 말 그대로 시험을 해 보는 것인데 절대로 실패하면 안 된다는 식의 완벽주의적 사고를 가질 필요는 없다”며 “잘못된 것은 발견해서 빨리 고치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발사를 여러 번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다양한 로켓 부품들을 여러 시험시설에서 시험을 해 봐도 정작 각 부품들이 연결되는 부분에서의 문제점을 찾아보기 위해서는 실제 발사를 해 봐야 한다”며 “언젠가는 잘못이 나타날 부분이라면 빨리 찾아야 나중에 더 큰 손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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