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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응원석 앞 85만 원" 해도 너무한 준플레이오프 암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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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vs 넥센 준플레이오프 암표 심각한 수준…단속은 '무풍지대'

대전CBS 고형석 기자

노컷뉴스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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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암표 거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수십 배의 가격에 팔리며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암표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탓에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주에 사는 박모 씨는 오는 19일과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와의 준플레오프 티켓을 예매하려다 실패했다.

가족들과 관람을 위해 잔뜩 벼르고 티켓 판매가 시작된 17일 오후 2시 이전부터 컴퓨터에 앉아 시간에 맞춰 예매를 시도했지만, 사이트는 몰려드는 접속자로 지연되며 결국 예매를 하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들어가 본 한화이글스 팬카페에는 박 씨와 같이 예매에 실패한 팬들이 대다수였다.

박 씨는 그곳에서 한 팬이 분통을 터트리며 올려놓은 암표에 관한 글을 발견했다.

해당 글에는 3만 원가량인 티켓 한 장이 현재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20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실제로 박 씨가 들어가 본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의 가격에 티켓이 팔리고 있었다.

이런 암표 글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응원석이 자리한 1루 내야 자리 4장은 무려 85만 원의 가격이 책정되기도 했다.

한화다이렉트존이라고 불리는 자리는 4장 가격 또한 85만 원에 올라왔다. 무려 100만 원을 책정한 암표도 있었다.

박 씨는 "암표로 인해 정작 야구장에 꼭 가고 싶어 하는 팬들이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난다"며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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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 판매 글과 일부 암표의 판매가격.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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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암표상은 동일 작업을 반복하는 프로그램 이른바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무더기로 예매하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단속은 그야말로 '무풍지대'다.

암표 행위에 적용하는 경범죄처벌법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만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암표 적발을 온라인으로 확대하기 위해 국회에서 정보통신망법, 공연법 등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온라인 암표에 대해 경찰도 어쩔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하는데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암표인 줄 알면서도 수십 배의 가격에 티켓을 사는 사람들이 줄을 이으며 이들이 암표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씨는 "이렇게 비싸도 사겠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리고 이미 팔렸다는 글도 있더라"며 "암표상들도 문제지만, 암표를 사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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