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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은, 올해 성장률 2.8%-고용 10만명으로 낮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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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11개월만에 인상할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한은 안팎에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9%에서 2.8%로 0.1%포인트(p) 하향 조정되고, 취업자 증가수는 고용쇼크 장기화를 반영해 18만명에서 10만명 수준으로 확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1.6% 그대로 유지하거나 1.5%로 0.1%p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일 인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기자단 워크숍에서 "지난 7월 전망 시점 이후에 발표된 각 경제 통계의 실적치로 미뤄볼 때 성장과 물가에 관한 종전 전망치가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고용과 관련해서도 "국내 고용이 부진한 상황"이라며 "고용 부진은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요인, 거기에 더해 일부 업종의 업황 부진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에 올해 실질GDP(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치인 3.0%에서 2.9%로 0.1%p 낮췄다. 올해 한국 경제가 상·하반기 각각 2.9%, 2.8%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2.8%에 그쳤다. 게다가 하반기 대내외 경제 여건은 상반기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7월 전망치인 2.8%에서 하향 조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이 공식화되는 것이다.

◇ 성장률 0.1%p 하향될듯…고용 10만명 안팎 예상

한은 안팎에서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0.1%p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7%로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실적치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이 소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요한 것은 올해 성장세가 잠재 성장률 수준(2.8~2.9%)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제기구와 국내외 경제연구소, 증권사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3.0%였던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7%로 대폭 낮췄고, IMF(국제통화기금)도 기존 3.0%였던 전망치를 2.8%로 내렸다.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각각 2.7%, 2.8%에 그칠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한은도 이 수준으로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고용(취업자 증가수) 전망치는 10만명 안팎으로 대폭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1~9월 실적치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취업자 증가수가 10만명으로, 한은의 기존 전망(18만명)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10~12월에도 고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의 고용 전망이 10만명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26만명이었던 고용 전망치는 두차례 하향 조정을 통해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6%에서 1.5%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이 총재는 "정부 복지 강화 정책이 꾸준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7월 전망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IB의 물가 전망치는 이미 하향 조정된 상태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는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이 1.5%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를 기록하며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1.6%)을 크게 웃돌았고, 고유가로 인해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기존 전망치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 어두워질 가능성이 크다. 고용, 투자 위축으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격화, 미국 통화 긴축, 신흥국 금융 불안 등으로 수출 둔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을 고려해 한은의 내년 전망치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 전망에서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8%로 낮춰 잡았다. 그 사이 IMF는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6%로 대폭 낮췄고, OECD, ADB(아시아개발은행) 역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8%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각각 2.6%, 2.5%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2.9%)은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2.8%)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했었다.

◇ 성장 전망 하향에도 10월 금리 인상? 11월 인상 전망이 우세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도 금융불안 해소를 위해 연내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 총재는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환경과 한미 금리 역전 장기화에 따라 확대된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연달아 던진 바 있다.

이 총재는 "성장과 물가에 대한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가 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해나간다는 판단이 선다면 금융 안정을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며 연내 금리 인상 의지를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현행 1.50%로 0.25%p 인상한 이후 지금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금통위는 이달 18일과 11월 30일 두 차례 남았다. 이 총재의 발언에 따라 10월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지만, 더 많은 전문가가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선비즈가 지난 16일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가 8명(67%)으로 10월로 전망한 3명(25%)의 두 배를 넘었다. 올해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본 전문가도 한 명(8%) 있었다.

한은이 10월에 금리 인상 신호를 강하게 준 뒤 11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10월 인상 가능성에 손을 드는 전문가들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10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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