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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통계청, '대국민 공모전' 한다더니…내부직원만 포상 '집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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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계 혁신 국민공모전 개최
국민 제안 아이디어 모두 1차 탈락
직원들끼리 '포상금+인사가점' 예고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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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통계청이 추진 중인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의 수상자 명단에서 '국민'이 사라졌다. 국가통계 혁신방안을 찾는 공모전을 열었지만 국민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수상 대상에서 쏙 빼고 내부 직원들에게만 포상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전을 위해 우수 아이디어 포상금과 심사위원 사례비, 행사준비 비용 등으로 400여만원의 국민혈세를 쓴다.

17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2018년 통계청 제안 특별 공모전 심사계획'에 따르면 통계청은 지난 8월 한 달간 대국민 공모를 통해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국가통계 발전ㆍ혁신 아이디어를 접수했다. 당시 통계청은 공모전 안내문을 통해 "국가통계 선진화를 위해 국민의 참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하고자 공모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 누구나 통계청 홈페이지 또는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을 통해 응모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공모 주제는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통계 개선책 ▲신규통계 개발 ▲수요자 중심ㆍ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한 통계 개선방안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통계청의 역할 제시 등이었다.

아이디어를 접수한 결과 국민 제안 아이디어 32건, 통계청 직원인 공무원 제안 아이디어 19건이 각각 접수됐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통계청 직원들도 동참한 것이다. 통계청은 제안된 아이디어의 실행가능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관련 부서를 통해 1차 사전심사를 벌였다.

이 결과 32건의 국민 아이디어는 단 1건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12건의 공무원 아이디어만이 2차 서면심사 대상이 됐다. 통계청 본청과 지방청 직원들은 2~5명으로 팀을 이뤄 담당부서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통계에 관한 전문지식이 있고 기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통계청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공모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 것이다.

통계청은 내ㆍ외부 인사 10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12건의 아이디어를 평가해 다음 달까지 우수 아이디어 6건을 선정할 예정이다. 오는 29일에는 정부대전청사에서 아이디어 발표대회 행사를 열어 3차 심사를 진행한다.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되면 포상금을 주고 인사 가산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통계청은 이번 행사에 약 400만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비용 내역을 보면 포상금 180만원, 외부 심사위원 사례비 140만원, 행사준비 90만원 등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공모전은 투 트랙으로 이뤄졌다. 국민과 공무원 제안 아이디어를 별개로 평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관련 부서에 국민 제안 아이디어를 검토를 한 결과 채택하기 곤란한 부분이 있거나 통계청 소관이 아닌 다른 부처 소관의 아이디어가 많았다"면서 "공모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채택되지 않은 사유를 통보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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