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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초강력규제' DSR 도입…'대출한파' 불어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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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늘어난 가계빚·과열된 주택시장 '두 토끼 잡기' 총력…벌써부터 대출절벽현상에 금리까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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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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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소연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별 고강력 대출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 카드까지 들고 나온 것은 은행별 대출량 관리를 통해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잡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전방위 가계대출 관리로 시중은행권에선 벌써부터 집단대출과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는 은행이 속속 발생하는 등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국이 은행의 대출 숨통을 죌 경우 서민과 취약차주 등 정작 필요한 곳에 돈줄이 막히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대책, 유동성 잡기에 총력 =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빚과 주택시장 과열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정상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이를 위한 전방위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금융위가 오는 18일 구체적인 관리 기준을 확정ㆍ발표할 예정인 대출 관리지표 DSR는 가장 강도 높은 규제다. DSR 관리기준 발표를 앞두고 가장 큰 관심사는 금융당국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하는 고(高)DSR 기준이다. 당국은 이 고DSR 비율 조절을 통해 사실상 은행 대출의 총량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지난 3월 DSR가 시범 도입된 후 은행권은 자율적으로 DSR가 100% 넘는 대출을 고DSR 대출로 보고 관리해왔다. 하지만 DSR 100%는 너무 느슨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100%인 은행권 DSR 기준을 70~80%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은행 형태별로 DSR 관리 기준은 차등화한다.

금융위는 올해 초 발표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규제와 관련해서도 예외 취급을 통한 우회대출이 많다고 보고, 예외취급 한도관리, 예외승인 기준 등에 대한 추가 규제 내용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 옥죄니, 서민들이 죽을 맛 = 금융업계에선 연말 가계 대출 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9ㆍ13 대책으로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바짝 조여졌고, 금융당국이 사실상 은행에 대한 총량규제 카드까지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은행별로 고 DSR 관리에 나서고,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업 대출을 강하게 옥죄고면 현재도 좁은 서민들의 대출 창구가 더욱 협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대한 DSR가 강화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층은 저소득 계층"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국은 새희망홀씨, 사잇돌대출, 바꿔드림론 등 3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은 DSR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금융권에서 역부족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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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도 금융당국은 은행권 가계대출과 자영업자 대출 부문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과도한 증가시 해당 임원을 불러 경고조치를 하는 등 가계대출 증가를 강력하게 억제해 왔다. 특히 올 하반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아파트 집단대출 총량이 가파르게 늘면서 당국의 조치는 더욱 삼엄해졌다. 금감원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량이 연간 목표치를 넘었거나 근접한 일부 은행에 대해 총량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했다.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증가율은 농협은행이 6.9%, 하나은행이 6.1%를 기록했다. 특히 집단대출이 각각 11.4%, 14.2% 증가해 관리가 필요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들 은행들은 연말 가계대출을 더 이상 늘릴 여력이 없게 됐다는 뜻이다. 앞서 수협은행도 집단대출이 8~9월 사이 가파르게 늘자 사실상 연말까지 중단한 상태다. 다만 집단대출이 급증하는 은행들은 타 은행들보다 금리가 다소 저렴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국의 규제와 관리로 저금리 은행 이용 기회가 사라지는 측면이 있다.

정부 당국의 대출 규제 정책으로 전세대출에 있어서도 금융소비자들에게 불가피한 피해가 발생했다. 부동산 대책에 따라 다주택자 및 부부합산 소득 1억원 이상 1주택자에 대한 전세자금대출이 제한되면서 시중은행들의 비대면대출이 중단되거나 일부조건에서만 실행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KB국민ㆍ우리ㆍNH농협ㆍIBK기업은행을 비롯 시중은행들의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이 중단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무주택자인 경우에만 신청이 가능하다.

◇금리의 배신 = 이런 상황에서 금리는 끝없이 치솟고 있다.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를 보면,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의 9월 말 잔액기준 금리는 전달대비 0.01%포인트 오른 1.90%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1.61%에서 1년 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9월 중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역시 전달대비 0.03%포인트 오른 1.83%였다. 이는 지난 7월 1.81%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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