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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시론] 창업할 때 챙겨야 할 개념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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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연일 지상파ㆍ케이블 TV 뉴스나 신문을 통해 들려온다. 대학에 근무하는 필자는 제자들의 취업 상황을 통해 이를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에 몇몇 학생은 창업을 생각하고 필자에게 자문하기도 한다. 이때 경영학적 관점에서 조언을 해주지만 대부분의 창업 아이템에는 콘셉트가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콘셉트(Concept), 즉 개념은 물리적이나 추상적인 속성의 공통된 속성이라는 의미가 있다. 로버트 존스턴(Robert Johnston)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콘셉트를 회사의 사명이나 비전과 유사한 의미로 언급한다.

필자는 대학에서 이러한 콘셉트에 대한 강의를 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 이제부터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하나씩 언급해볼 텐데, 생각나는 이미지나 단어를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세요."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은 '스타벅스'를 언급할 때 늘 '비싸요'나 '고급스러워요'의 대답을 내놓았으며 '이디야커피'를 언급할 때는 '싸요' 혹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아요'를 언급했다. 또한 '투썸플레이스'에는 '케이크'가 꼭 언급됐다. 물론 앞에서 언급하지 않은 다른 몇몇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언급할 때는 '맛없어요' '시끄럽고 의자가 불편해요' 등의 반응이 나오거나 혹은 무응답, 학생마다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오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알 수 있다. 바로 콘셉트는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자신들의 콘셉트를 '맛없는 커피 프랜차이즈'나 '의자가 불편한 커피 전문점'으로 잡았겠는가?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콘셉트는 유통, 마케팅, 수익 구조, 개발 등 기업의 모든 활동이나 전략을 무력화시킨다. 반면 공감을 이끌어낸 콘셉트는 기업 외부의 소비자들에게 본인들의 전략이나 활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부 직원 간의 의사소통도 원활해지게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 소비자가 자사에 바라는 바를 알고, 소비자는 기업이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 이해하며, 내부 직원들은 자사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전략적 정렬(Alignment)이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스타벅스는 고급화 전략을 위해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직영점만 운영하는 전략을 쓰며, 인테리어 비용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스타벅스 명동점과 같이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에 지점을 세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디야커피는 가성비를 위해 전략을 정렬한다. 대부분이 입점하기를 꺼리는 건물 2층에도 입점한다. 인테리어 비용은 당연히 스타벅스에 비해 훨씬 적게 쓰며, 매장 면적도 대부분 좁다. 이 덕분에 현재 이디야커피는 국내에서 압도적인 가맹점 수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투썸플레이스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라는 슬로건처럼 케이크나 푸딩 등 디저트 개발에 주력한다. 가을에 어울리는 케이크를 출시하거나 요리 TV 프로그램의 디저트 메뉴 등을 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디야커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는 자신들만의 '콘셉트'를 가지고 고객과 '공감'하고 있다. 그 결과 2017년 각 프랜차이즈 홈페이지 기준 가맹점 수 순위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콘셉트를 잘 잡고, 그 콘셉트를 고객과 공감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것이다.

이 칼럼을 여기까지 읽은 당신도 대답해보라. 당신이 자주 애용하는 단골 레스토랑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당신이 근무하는 기업의 콘셉트는 무엇이며, 당신 가족의 그리고 당신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김창희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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