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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프랑스의 르노 프란 공장에서 만난 르노의 클래식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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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르노의 프란 공장에서 르노의 클래식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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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파리모터쇼 취재를 위해 프랑스 파리를 찾았고, 르노의 소형차 생산 거점 '프란' 공장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프란 공장 측에서는 차량 개발 공정 및 다양한 모습 중에서도 최근 프란 공장에 개설한 '개러지'를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르노 프란 공장의 개러지는 르노의 역사적인 차량들을 보관, 관리하는 공간으로 르노의 브랜드 행사 및 르노 글로벌 네트워크 즉,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휘하의 브랜드 행사 시 전시를 지원하는 중요한 임무를 부여 받은 곳이다.

실제 르노 프란 공장의 관계자 역시 '공장 내부에서도 일부의 직원만 출입이 가능한 곳'이라며 그 특별함에 힘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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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의 역사를 살펴보다

르노의 개러지에는 수 많은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날 방문에서 볼 수 있던 차량들은 약 90여 대 정도였는데 관계자들은 '안쪽 보관소'에 750여 대가 더 보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르노의 역사는 단연 '타입 A'로 시작되었다. 르노 타입 A는 엔지니어의 피가 흐르는 '루이 르노'가 지난 1898년 몽마르뜨 언덕에서 첫 공개되었고, 작은 차체, 작은 엔진으로도 충분히 뛰어난 주행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차량이었다. 이 차량을 시작으로 르노는 '자동차 브랜드'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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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 대전 전까지 자동차는 '마차'를 기반으로 하는 존재였다. 실제 초기의 자동차를 '말이 없는 마차'의 의미를 갖고 있는 '호스리스(horseless)'로 설명하기도 했다. 또 디자인에 있어서도 현재의 자동차보다는 당대의 마차를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과 구성을 갖췄던 것도 사실이다.

재미있는 건 패밀리룩의 도입이다. 르노의 자동차들은 당시 차량에는 엠블럼이 없는 것을 고려해 차량의 보닛 부분을 동일한 디자인으로 제작해 르노 만의 감성을 강조하는 데 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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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대전 즈음, 자동차에는 엠블럼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신 에어밴트의 기능을 하기 위해 그릴 형태의 엠블럼을 적용한 것이다. 초기의 르노 엠블럼은 원형의 형태인데 관계자는 "형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리나 배경이 없다"라며 "아마 그시절에는 마케팅팀이 변변치 않아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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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후 자동차는 '마차의 기억'을 지우고 자동차 본연의 위치를 다시게 되었다.

이에 마차처럼 껑충한 형태가 아닌 현대적인 박스카의 형태를 갖게 되었다. 이와 함께 마차의 램프처럼 독립된 디자인이 아닌 전륜 펜더에 부착되는 형태, 그리고 엔진의 방열을 위한 프론트 그릴의 적용 등 다양한 기능적 변화를 겪었다. 이러한 기능적인 변화는 실내 공간의 변화로 이어지며 현대적인 실내 구성을 드러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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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 대전 당시, 그리고 이후로는 독특한 변화를 맞이했다.

아무래도 르노가 당시 독일제국(나치)의 지배를 받아드린 결과일 것이다. 실제 전쟁의 시기를 겪으며 르노 차량의 디자인이 폭스바겐의 것과 다소 닮은 시절도 있었고, 전쟁 이후 얻게된 기술적 지식을 통해 다양한 '과도기적 존재'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대신 2차 세계대전 이전과 이후의 자동차들의 성능이나 기술적인 완성도는 정말 큰 차이를 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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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실내 공간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한 컨셉 모델과 '기성품'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차량, 그리고 미국 시장을 위한 수출 전용 모델 등이 다양하게 개발되며 르노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편 사진 속 제일 왼쪽의 독특한 차량은 엔진과 변속기를 모두 뒤쪽에 배치해 실내 공간에 대한 구성을 새롭게 디자인했던 컨셉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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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르노의 개러지에서는 강렬한 존재들도 많았다.

먼저 눈길을 끌었던 차량은 클리오의 전신 모델이자 르노를 대표하는 컴팩트 모델, '르노 5'의 튜닝 모델로서 강력한 터보 엔진을얹어 높은 출력과 강인한 강성을 바탕으로 랠리 무대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참고로 르노는 과거부터 터보 엔진에 대한 자부심과 경험이 풍부한 브랜드이며 이는 현재의 F1 무대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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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존재는 바로 '클리오 윌리엄스'였다.

F1 레이싱팀으로 유명한 윌리엄스 팀과 협업하여 개발된 이 특별 모델은 1톤이 안되는 가벼운 차체와 레이싱 기술로 다듬어진 엔진과 서스펜션을 통해 강렬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푸른색 차체와 금색의 휠이 대비되는 이미지도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지금이야 클리오 고성능 계보를 '클리오 RS'가 잇고 있지만 80년대 최고의 아이콘은 바로 클리오 윌리엄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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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대한항공과 그 모기업, 한진그룹의 사명이 새겨진 르노의 F1 레이스카들도 볼 수 있었다.

알랭 프로스트, 알랭 메뉴, 페르난도 알론소 등이 시트에 올라 F1 무대에서 맹활약했던 바로 그 레이스카들이다. 참고로 가장 앞쪽에 위치한 2006년 사양의 F1 레이스카는 이듬해 만화 '마린블루스'로 유명한 '정철연' 작가가 레이스카의 리버리를 디자인하며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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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르노의 '광기'를 볼 수 있는 차량도 있었다.

겉에서 본다면 MPV 에스파스의 컨셉처럼 보이지만 이 차량은 무려 F1의 V10 엔진을 얹은 괴물이다. 에스파스 F1으로 명명된 이 차량은 르노 F1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그랑프리를 앞두고 VIP를 태우고 알랭 프로스트가 서킷을 질주하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이 에스파스 F1은 양산된 차량은 아니지만 MPV로서는 300km/h를 주파할 수 있는 유일한 차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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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와보고 싶은 개러지

제한된 시간 동안 관람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차량을 제대로 살펴보진 못했다. 그래서 그럴까?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아쉬웠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프란 공장의 개러지를 다시 찾아 르노의 역사, 과거의 차량들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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