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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vs 금리 인상…딜레마 빠진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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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소프트 랜딩]18일 금리 결정 후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 예상…명분 찾기 고심

머니투데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8%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6%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IMF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이 세계교역을 침체시키고, 이는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하향조정 이유를 들었다.

문제는 오는 18일로 다가온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와 함께 발표될 한국은행의 경제전망 수정 여부다. 일단 현재 분위기는 한은도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하향조정 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내년 전망치는 2.9%에서 2.8%로 각각 하향조정한 바 있다.

그런데 기존의 전망대로 올해 성장률을 2.9% 달성하기 위해선 한국경제가 하반기에 2.9%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경기 상황이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다. LG경제연구원 등 경제전망기관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반도체 수출 악화, 주력산업의 투자 둔화와 고용 부진,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을 2.8%, 내년 성장률을 2.5%까지 낮추어 보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이미 수축 국면에 진입해 있으며, 심지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만 고려한다면 한은이 경제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한은의 고민은 단지 성장률 전망치를 얼만큼 하향조정하느냐에 있지 않다. 바로 금리 인상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12월에 한차례 더 있을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차가 1% 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19년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돼 최소 서너차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한은의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짓는 절대 요소는 아니지만,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한은으로서도 마냥 금리를 동결하기 부담스러운 것만은 틀림없다.

여기에 수입물가 상승과 더불어 식탁물가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록 공급측 요인이 크지만 향후 공공요금 등 물가 인상이 이뤄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가 부동산 투기 광풍을 조장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미 국회에서 나온 바 있다.

결국 한은으로서는 이미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상당히 고조된 만큼 현 시점은 금리 인상 여부보다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단계로 보인다. 자칫 금리 인상의 시기를 놓치게 되면 향후 한은의 정책 수단이 고갈될 것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그런데 만약 10월 경제전망에서 한은이 경제전망을 하향조정 할 경우 임박한 한은의 금리 인상을 위한 명분과 논리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담긴 것이다. 그런데 경기가 좋지 않다고 예상하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방이기 때문이다.

이제 18일이면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통화정책 방향과 기준금리가 결정된다.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오후에 한은의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담긴 경제전망보고서가 발표된다. 이에 앞서 금통위 위원들은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미리 보고받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과연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과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사이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까.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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