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한글과 담쌓고 살았던 '방사선 전문의', 美 중·고교 찾아 125개 한국어반 개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모니카 류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한글 발전 유공에 대통령표창

"한국 이미지 상승에 성과 높아져"

"고교 동창이 저한테 '너 그새 애국자 다 됐구나' 하더라고요. 한국어진흥재단에서 일하기 전엔 한글은 물론이고 애국과는 담쌓고 살았거든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국어진흥재단 모니카 류(71·한국명 전월화·사진) 이사장이 환히 웃으며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는 한글 발전 유공 대통령표창을 받기 위해 지난주 모국에 왔다. 한국어진흥재단은 미국 초·중·고교에 한국어반 개설을 추진하고 홍보하는 단체. 류 이사장은 2011년 이사를 처음 맡은 뒤 작년에 이사장이 됐다.

조선일보

/이진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류 이사장은 방사선과 전문의다.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인턴 시절 만난 남편과 함께 1976년 미국 이민을 떠났다. 재단과의 인연은 "이사를 맡아달라"는 지인의 제안으로 맺어졌다. "1990년대 한국어를 미국 대입 시험 SATⅡ에 채택시키자는 운동이 있을 때 거기 서명한 게 전부였죠. 얼떨결에 이사를 맡았는데 '한국어를 할 줄만 알지, 어떻게 전파시키는지 모르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컸습니다."

류 이사장이 하는 일은 미국의 중·고교를 찾아다니며 한국어 수업 개설을 설득하고, 한국 문화 행사를 여는 것이다. 지금까지 125개 학교에 한국어 수업이 개설됐다. 재단과 류 이사장의 목표는 AP(Advanced Placement·대학 과목 선이수제) 과목으로 한국어를 승격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AP 과목으로 채택된 언어는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AP 채택을 위해선 한국어 수업을 개설한 학교가 최소 250곳 정도는 돼야 하니, 아직 갈 길이 멀죠."

그는 "지금까지의 성과는 모두 한국민 덕택"이라며 "한국 기업과 한국인이 진출해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좋아진 덕분"이라고 했다.

[김상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