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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年수입 1억 넘는 가구도 시프트 입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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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시세 80%로 빌려주는 전셋집인 '서울시 장기(長期)전세주택'(시프트)이 1년에 1억원을 버는 가구에도 허용된다. 서울시는 현재 4인 가구 기준 월 584만원인 소득 기준을 877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장기전세주택 청약 미달 세대 처리방안'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의원(자유한국당)에게 15일 제출했다. 서울시는 "다음 달 청약하는 서초구 래미안신반포팰리스 30가구 등 78가구부터 우선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프트는 서울시 재정으로 아파트를 사들여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싼 전세금을 받고 최장 20년간 임대해 주는 제도다. 시가 이번에 소득 기준 완화를 결정한 것은 강남권 아파트 전세금에 비해 소득 기준이 너무 낮아 공실(空室) 상태가 장기간 지속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면적 59㎡는 재작년 4월 처음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미달됐다. 당시 입주 자격은 월소득 481만원 이하였는데, 내야 하는 전세금은 6억원 수준이었다.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을 모은 사람도 입주가 불가능했다.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이모씨는 "입주자 대부분 부유층 자녀이고, 서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서울시는 작년 6월 전세금을 5억5000만원으로 내리고 소득 기준은 584만원으로 올렸지만, 지금도 30가구가 비어 있다. 이런 식으로 서울시내 시프트 151가구가 공실 상태다.

찬반이 엇갈린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중산층에게도 주택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실을 반영한 적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연 1억원 이상 버는 가구까지 재정으로 도와주는 것보다는, 진짜로 형편이 어려운 주거 약자를 도와주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장상진 기자(jh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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