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 “노딜 브렉시트 피할 수 없을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보수 강경파 민주연합당(DUP)은 15일(현지 시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에 관해 "합의 없는 ‘노딜(No-deal) 브렉시트’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4일 영국 측과 EU 측 수석대표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놓고 회담했지만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DUP가 강경 발언을 한 것이다.

15일 로이터에 따르면 새미 윌슨 DUP 대변인은 "EU의 행동과 그들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몰아세운 상황을 봤을 때, 지금까지 하원에서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낼 (브렉시트) 협상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아마도 우리가 노딜 시나리오로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는 일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DUP는 영국과 EU가 계속해서 협상을 벌이는 일련의 ‘미니 딜(mini deals)’이 노딜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결과들을 막아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윌슨 대변인은 "노딜 브렉시트가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노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 관련 필수적인 작은 협상들이 매우 많이 있을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과 EU가 노딜 브렉시트 상황을 꽤 잘 준비해 왔다고 봤다. 그는 "이런 작은 협상들은 비행기(브렉시트)가 계속 날 수 있게 해주고, 트럭(브렉시트)을 계속 움직이게 한다"며 "영국과 EU 모두 그것(노딜 브렉시트)에 관한 준비를 상당히 진전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영국 측과 EU 측은 대부분 사안에서 합의를 이뤘지만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가 다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으로 잔류하는 아일랜드 간 국경을 어떻게 구분할지를 두고 양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국경 문제를 두고 둘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EU는 브렉시트 후에도 북아일랜드는 지금처럼 EU의 관세동맹과 이동 자유 원칙이 적용되기를 원한다. 현재 거의 한 국가처럼 통행과 상품 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이어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쪽에서도 선호한다. 이렇게 되면 북아일랜드는 EU 비회원국이 되는 잉글랜드 등 나머지 영국 지역과 다른 무역 체제가 적용된다. 자연스레 일종의 국경선이 그어지게 되는 셈이다.

영국 메이 내각은 EU 측과 반대 입장이다. 북아일랜드를 EU 관세동맹 등으로 묶는다면 자국 영토인 북아일랜드를 포기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EU의 브렉시트 협상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 같은 아일랜드섬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사람과 물건 등의 이동을 통제하는 어떤 장치도 없다. 이 때문에 매일 수많은 사람과 차량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만약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정말 ‘남남’이 되기 때문에 이 국경을 통제해야 한다. 이를 ‘하드 보더(Hard Border)’라고 한다.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DUP는 메이 내각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메이 총리의 보수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과반에 실패하자 보수당 집권을 유지하기 위해 10석짜리 미니 정당 DUP와 연정을 구성했다.

한편 이날 영국 정부는 여전히 브렉시트 협상 타결에 낙관적 입장을 보였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유럽연합과의 브렉시트 협상은 호의적으로 타결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들이 남아있다"고 했다. 헌트 장관은 "테레사 메이 총리는 절대 국민투표 결과에 배치되는 협상에 사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 연합과 우리 모두를 위한 협상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오는 17~18일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영국과 EU 양측의 협상 당국자들은 지난 주말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내년 3월 브렉시트 협상 시한이 만료되기 때문에 각국 정부의 의회 비준 등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말이나 다음달까지는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

[이다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