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도면만 있으면 시제품 뚝딱 만들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최성환 대표가 금속 3D프린터 앞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센트롤플러스]


"설계도 혹은 제품 그림 한 장만 가져와도 좋습니다. 시제품은 저희가 공짜로 만들어드릴게요."

경기 부천 한국금형센터에서 만난 최성환 센트롤플러스 대표가 '센트롤플러스 프로젝트'를 이같이 소개했다. 전통 제조업에 3D프린팅을 접목하는 방법을 모색하던 최 대표는 부천 한국금형센터에 센트롤플러스를 창업하고 콘텐츠 메이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985년 설립한 센트롤은 국산 컴퓨터수치제어(CNC) 장치 개발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기계·공작물 계측, 제어·보정 시스템 등 기반 기술을 통해 2013년부터 3D프린터를 생산하고 있다. 최 대표는 2013년부터 센트롤 대표를 역임하다 '센트롤플러스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기 위해 최근 센트롤플러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센트롤플러스 프로젝트'는 국내 산업용 3D프린터 1위 기업 센트롤의 자회사 센트롤플러스가 추진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 2D 캐릭터 작가들의 아이디어 상품화·사업화하기 위한 '무료' 지원 사업이다.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내는 기업이 무료 사업을 한다는 게 다소 의아할 수 있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던 최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면서 이들 어려움을 알게 됐다. "금형 하나를 만드는 데 2억~3억원이 들어가니 스타트업은 시제품 제작을 엄두도 못 내요. 투자자에게 보여줄 시제품이 없으면 스타트업이 무슨 수로 투자를 받겠습니까. 답은 간단해요. 금형을 저희가 공짜로 만들어주는 거죠."

스타트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그는 답은 센트롤플러스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 대표는 "센트롤플러스는 금형 제작 기술이 있으니 스타트업들을 위해 한번 만들어 보자고 결정했다"며 "우리에게는 작은 일에 불과하지만 스타트업에는 어쩌면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장 눈앞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센트롤플러스가 플랫폼이 되고 스타트업이 그 위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상생 생태계를 만들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센트롤플러스는 지난 3월 부천 한국금형센터에 프린팅사업부 문을 열고 제품 디자인부터 양산까지 모든 공정을 자체 진행할 수 있는 '센트롤 원스톱 서비스'를 시작했다. 센트롤은 협업 관계에 있는 스타트업, 1인 사업자들에게 제품 디자인을 받아 시제품(목업), 금형 제작·양산을 옆에서 밀착 지원한다.

센트롤플러스 목표는 스타트업이 최소 시제품까지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일단 시제품만 있어도 투자자들을 만나거나 크라우드펀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대량 양산하면 이 역시 센트롤플러스가 지원해주고 이들 기업이 매출을 올리면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최 대표는 "제품 그림 혹은 도면 한 장만 들고 찾아와도 된다"며 "센트롤플러스 제품 디자이너들이 상품성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센트롤플러스는 최근 '피캣'이라는 스타트업과 손잡고 '벨크로 와팬 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자 전면부에 벨크로를 부착하고 여기에 장식용 만화 캐릭터를 넣은 제품이다. 이 제품은 마블 캐릭터 디자인 판권을 가진 스타트업과 벨크로를 통해 장식품 탈·부착이 가능한 모자를 만드는 스타트업, 센트롤플러스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최 대표는 "프로젝트 시작 후 80개 업체가 우리를 찾아왔고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국내 스타트업들을 지원해 3D프린터에 기반한 국내 제조업 부활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천 =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