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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번엔 '교황 방북', 외교안보 이슈도 거침없는 말하는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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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내년 봄에 북한을 방문하고 싶어하신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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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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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황이 방북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말했는데, 이 대표는 이를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교황 환영 의사를) 전달해 교황이 내년 봄에 북한을 방문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으로 면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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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바티칸에서 단독 면담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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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한발 앞선 이 대표의 발언 타이밍이 관심을 끌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달하더라도 실제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지는 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김 위원장의 ‘방북 환영’ 입장이 알려진 뒤에도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초청이 공식적으로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했다. 그런데 이 대표가 먼저 교황의 방북 시점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은 “한국 가톨릭계의 고위 인사로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전해 들었고, 이 대표가 이를 공개한 것”이라며 “교황은 평창동계올림픽과 1차 남북정상회담 직전 각각 별도의 메시지를 낼 정도로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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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평양 인민문화궁정에서 열린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합동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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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더라도 여당 대표가 외교 사안까지 거론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요즘 이 대표는 외교·안보 이슈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잦다. 당장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쟁점이 됐고 한·미 간 외교 이슈로 번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ㆍ24 제재 해제 논의” 발언도 이 대표와의 문답 중에 불쑥 나온 것이다. 강 장관이 말을 주워담긴 했지만 야당에선 “여당 대표와 외교부 장관이 미리 짜고 여론을 떠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또 10·4선언 기념 민족통일 대회 참석차 평양에 갔을 때 이 대표가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해 야당의 반발을 사는 일도 있었다. 여당 대표가 외교·안보 이슈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은 예전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이에대해 이 대표 측은 전당대회 때부터 공언한 것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익명을 원한 한 측근은 “대표 경선 출마를 고심하다 ‘남북 관계에서 역할을 하는 대표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게 출마를 결정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설익은 발언으로 오히려 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또 다른 한 측근은 “당정 협의 등 공식 채널 외에도 총리 등 고위직을 지내면서 쌓은 네트워크가 현 정부에 그대로 살아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모여들고 필요한 경우 적절히 발언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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