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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사우디 언론인' 암살 의혹 파장…경제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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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행사 불참 줄이어…對사우디 투자심리 '위축'

사우디 '제재에는 더 큰 대응'…국제 유가 상승세

뉴스1

사우디아라비아에 의해 납치,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쇼기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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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자국 왕실을 비판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암살 의혹 사건 파장이 경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사우디 증시가 급락했고, 정부가 주도하는 국제 투자 행사에 거물급 인사들의 불참 선언이 이어졌다. 사우디 정부의 '보복 대응' 방침에 국제 원유시장도 불안한 상승세를 보인다.

15일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과 포드 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은 오는 23~25일 사우디 리아드에서 열리는 국제투자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불참을 선언했다.

두 회사 모두 구체적인 참석 취소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외신은 이들의 불참 발표가 사우디 정부가 카쇼기를 살해했다는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진 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FII는 국제 투자자들에게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국책 사업의 개혁 비전을 홍보하는 최대 행사다. 세계 재계의 거물급 인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막의 다보스'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CNN, FT,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 밥 바키쉬 바이어컴 CEO, 스티브 케이스 AOL 공동창업자, 다이먼 회장, 포드 회장 등의 불참 선언으로 오히려 FII는 '사우디 정부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가디언은 "살만 왕세자가 발표하고 야심차게 주도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는 해외 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명망 있는 인사들의 FII 불참은 다른 무엇보다 사우디 정부에 큰 위협과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증권시장도 카쇼기 실종 사건의 직격탄을 받았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14일 장 초반 사우디 리야드증권거래소(타다울)의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7% 가까이 하락하면서 올 한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기도 했다. 이는 2014년 12월 유가 폭락 이후 최대의 하락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쇼기 실종과 관련, 사우디 정부의 책임이 드러날 경우 "가혹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방국들의 제재 위협에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가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증시는 이날 3.5%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사우디 정부는 다른 국가들의 '경제적 제재' 경고에 "어떤 행동(조치)이 이뤄지면 그것보다 더 큰 대응을 하겠다"는 보복 대응 입장을 밝혔다. 또 자국이 석유 초강대국임을 강조하며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오히려 국제 원유시장의 불안 심리를 높였다.

국제유가는 14일 밤 개장 직후 급등했다. 15일 오전 2시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71.94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81.29달러을 기록하며 모두 전 거래일 종가보다 상승해 거래 중이다.

로버트 카넬 ING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새로운 위험 근원을 열었다"면서 "사우디 정부의 보복은 원유 공급의 감소와 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헤이스 알리안츠 수석연구원 역시 CNBC에 "사우디가 원유를 보복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이 문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유가가 계속해서 상승하면 이미 고유가 압력을 받고 있는 아시아 등 여러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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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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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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