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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현장] “베떼에스, 베떼에스” 방탄소년단 만난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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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떼에스(BTS), 베떼에스(BTS)!”

14일 오후 3시쯤 프랑스 파리 13구 이탈리 광장에 위치한 공연장인 ‘트레지엠 아트씨어터’ 앞에는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환호를 외치고 있었다. 극장 주변 어디에도 방탄소년단을 암시하는 문구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을 계기로 이 곳에서 열리는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의 콘서트’에 방탄소년단(BTS)이 참가한다는 소문을 듣고 방탄소년단의 입장 장면이라도 보기 위해 모여든 프랑스 팬들이었다.

주로 2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BTS의 불어식 발음을 외치며, 몇시간 전부터 이 곳에 서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에겐 서운하게도 이날 공연은 미리 초청 받은 인사들만 입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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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보기 위해 파리의 트레지엄 아트씨어터 앞에 모여든 프랑스의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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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사나 마나시노뉘 체육부 장관, 플뢰르 펠르룅 전 문화부 장관을 비롯한 프랑스의 정계,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한류 애호가, 파리 7대학(소르본)의 한국학 전공 학생 등 400여명이 입장했다. 한국 측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등 수행원들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 홍석현 한불클럽 회장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배우 김민선씨와 파비앙 윤이 한·불 순차 통역으로 문 대통령 내외의 입장을 알리자 입장하자 관객들은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다.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은 이 곳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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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엠 아트씨어터에서 열린 한불 우정 콘서트를 관람한 후 무대에 올라 방탄소년단을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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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가 정리되자 이내 공연이 시작됐다. 소리사위 김동욱씨의 대(大)북 연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이어 국립국악원 공연단의 무용 ‘쌍춘앵전’, 판소리 ‘심청가’로 이어졌다. 관객들은 생소한 국악 공연을 차분히 관람했다.

이어 거문고와 색소폰, 드럼 등을 함께하는 한국 전통 퓨전 음악팀인 ‘블랙스트링’이 ‘아리랑’ 등을 연주했다. 관객들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경청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진지한 표정으로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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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엠 아트씨어터에서 열린 한불 우정콘서트를 관람한 후 방탄소년단(BTS)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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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의 거문고 명인 이정주씨와 프랑스 인디음악 그룹 ‘리틀래빗’에서 활동한 페데리코 펠레그리니가 구성한 ‘문고고’의 공연이 있었다. ‘문재인 힘내라’라는 의미로 읽히는 ‘문고고(Moon Go Go)’라는 이름에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도 있었다. 이들의 음악은 다소 난해했지만, 한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예술인이 이룬 혼성 그룹이라는 점에서 초청된 것 같았다.

이어 ‘한류’ 공연 순서가 시작됐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김비서가 왜그럴까’ 등의 OST 곡을 부른 가수 김나영씨가 해당 드라마의 주요 장면이 상영되는 가운데 노래를 부르며 공연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좀더 많은 휴대폰 카메라 촬영과 박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BTS가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환호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 내외가 공연장에 입장할 때의 환호성을 넘어섰다.

BTS가 첫 곡 ‘DNA’를 역동적인 군무와 함께 부르자자 대부분 관객들이 환호하며 스마트폰 촬영을 시작했다. 소르본대 학생 등 젊은층이 앉아있는 객석을 중심으로 따라부르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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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엠 아트 공연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 콘서트를 관람한 후 방탄소년단(BTS)에게 선물한 시계에 사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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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는 어깨를 들썩이며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박수를 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첫 곡이 끝나고 BTS의 리더 RM이 프랑스어로 인사와 자기 소개를 하자 환호성은 더 커졌다. 이어 RM은 한국어로 “파리에서 양국 귀빈을 모시고 뜻깊은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라며 “지금 유럽투어를 진행 중인데 파리에서도 며칠 후에 저희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다양한 장르, 아티스트들이 문화 교류를 통해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공연했던 한국 전통음악 등에도 관심을 보여달라는 의미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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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엠 아트씨어터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를 관람하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끝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서성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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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두번째 곡인 ‘IDOL’ 공연을 시작하자 문 대통령 옆에 앉아있던 마나시노뉘 장관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환호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자 모든 출연진들이 무대로 나와 인사했고 문 대통령 내외는 이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했다. BTS의 일부 멤버들을 포옹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 극장 앞에서 BTS의 출입하는 모습이라도 보기 위해 줄지어 서서 BTS를 외치는 인파는 더 늘어나 있었다. 파리 13구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앙투안은 “여기에서 산 뒤로 이 극장 앞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보기 위해 모여든 모습은 처음 본다. 도대체 BTS가 누구냐”고 묻기도 했다.

BTS는 오는 19, 20일 2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파리의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프랑스 팬들을 정식으로 만날 예정이다.

파리|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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