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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평양의 일상 "밤 9시면 암흑…범죄율은 거의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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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외교관 "살기엔 안전하지만… "

北주민과 교류가능해도 사진은 NO…식료품 시장서 구매

뉴스1

평양 김일성 광장에 모여 있는 북한 학생들. © News1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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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로 알려진 북한. 국제사회와 외교관계를 아예 단절하고 있는 듯 하지만 북한은 예상 외로 폭넓은 외교망을 유지하고 있다. 평양에 주재하는 25개국 외교관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평양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영사관 직원인 앤드리 유오노는 호주 공영방송 ABC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칠흑 같은 평양의 밤 거리를 꼽았다. 유오노는 "처음 평양에 왔을 때 가장 놀란 건 밤 9시에 모든 불이 꺼지고 거리에 모든 상점의 문이 닫힌다는 점이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부인, 아이들과 함께 북한으로 이주했다.

유오노의 아들은 16년 동안 평양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국제학교에 다녔다. 학비는 무료였고 '국제 표준'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그는 평가했다.

"평양의 일상은 말 그대로 일상적이다…식료품을 사러 시장에 갈 수도 있고 북한 주민들과 공원에서 같이 놀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대로 그들과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 주민과 외국인의 삶은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전했다. 또 "우리(대사관 직원)들은 안정적인 생활 조건을 갖춘 아파트에 살고 있다. TV에 나오는 채널은 몇 개밖에 안되지만, 인도네시아 TV를 볼 수 있어 괜찮다"고 했다.

외교관들의 삶은 안전할까.

국제안보 전문가인 존 블랙스랜드 호주국립대 교수는 "1961년 체결된 '외교관계에관한비엔나협약'에 따라 외교관들은 일정 수준의 안보와 보호를 보장받고 있다"면서도 "매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상호관계는 악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1979년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 52명이 인질로 억류됐던 사례를 들며 "김정은은 이복동생 김정남을 암살하고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오노는 북한으로 이주한 후 단 한 번도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북한은 살기 매우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범죄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북한에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경제에 대해서도 "북한은 여전히 세계 많은 국가들보다 가난하지만 스스로 지탱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ABC 방송에 따르면 북한에 위치한 외국 대사관은 대부분 평양 내 특별구역에 위치해 있다. 대사관은 주권을 보장받는 영역으로, 외교관들은 면책특권을 받지만 예측불가능한 정권 특성 상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블랙스랜드 교수는 "북한과의 외교 관계는 피상적이고 어려우며 깊지 않다. 각국 외교관들은 북한 측과 구조적으로 협력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관들은 북한 당국에 의해 매우 주의 깊게 감시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국 정부에 보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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